-이용배 사장, 대규모 구조조정 암시 

현대로템이 과거 수주한 호주 시드니 이층 전동차 조감도.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과거 수주한 호주 시드니 이층 전동차 조감도. (사진=현대로템)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4일 현대로템 공시에 따르면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은 2532억원을 기록해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 이용배號 2년 연속 ‘적자의 늪’ 

현대로템 대규모 적자의 주범은 철도부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 부분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4분기에만 770억원으로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080억원이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제품 믹스 악화와 생산지연 및 추가원가 발생에서 비롯됐다. 호주 시드니 프로젝트의 설계 변경 영향으로 추가 원가 부담이 300억~4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로템이 2016년 8월 약 8894억원에 수주한 시드니 2층 전동차 512량 납품 사업이다. 

설계 지연으로 예정 원가율이 상승하는 악순환은 국내외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저가로 수주한 국내물량과 튀니지 및 인도 전동차 프로젝트들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역시 2017년 경쟁 심화 상황에서 저가 입찰했던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매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이 여파로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돼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2017년 188%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332%로 높아졌다. 현대로템은 차입금 상환 압박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4000억원이 넘는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여러 악재를 감안해 최근 신종자본증권도 두 차례나 발행했다. 11월에 1060억원, 12월에도 45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현대로템 CI.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 CI. (사진=현대로템)

◇ 구조조정 한파…희망퇴직 예고

현대로템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용배 현대로템 신임 사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릴 태세다.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한 이 사장은 조직을 통폐합했다. 기존 38개의 실을 28개의 실로 축소 개편하고 임원 수도 기존 대비 20%를 줄였다. 책임매니저 이상 관리직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도 받는다. 강도 높은 내실경영 추진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조조정 한파로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감돈다. 한 관계자는 “추가적인 감원이 예고되면서 지난 설 연휴가 가시방석이었다”면서 “앞으로 나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4일 현대로템은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은 2.7% 늘었으나 영업 손실은 29.1% 늘었다고 정정공시했다. 앞서 매출 2조4959억원, 영업 손실 2077억원을 냈다고 밝힌지 12일만이다. 철도 납품차량 시운전 검사 비용 등으로 추가적으로 원가가 반영된 탓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및 플랜트제작, 방산제품 제작 업체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