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예종철 교수팀, MRI에서 재촬영 없이도 강조영상 얻는 AI 개발
-페이스북과 뉴욕 대학, MRI 촬영 시간 줄여주는 AI 기술 연구
-피차르 구글 CEO “AI 부작용 클 수 있지만, 의료 부문에서만큼은 긍정적”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MRI에 AI 기술이 접목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MRI에 AI 기술이 접목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인공지능(AI)이 의료기술에 접목돼 환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고비용의 자가공명영상(MRI)과 접목된 AI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에 최근 전문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IT 기업도 AI의 헬스케어 진출을 연구 중이다.

◆비용과 시간 많이 소모되는 MRI, AI 기술 접목되면?

MRI는 엑스선 컴퓨터 단층촬영, 초음파와 더불어 임상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진단 장비이다. 특히 비침습적 방법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기 때문에 종양이나 병변을 관찰하며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임상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예종철 교수 연구팀은 MRI에서 재촬영 없이도 누락된 강조영상을 얻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를 통해 각 질환별 강조영상이 암의 진단에 미치는 영황을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게 됐다.

MRI는 영상의 대조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여러 강조영상 등을 대조해 더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선 강조영상을 모두 얻기 어려운 것이 의료계의 고충이다. 여러 장의 강조영상 촬영을 위해 촬영시간이 길어지고 이마저도 잡음이나 인공음영 발생으로 진단에 사용하기 어렵다.

또 뇌질환진단을 위한 MRI 검사는 의심 질환이 무엇인지에 따라 필수 강조영상이 달라진다. 특정 질환으로 진단명이 좁혀져 누락된 강조영상을 확보하기 위한 재촬영이 필요하다. AI 분야에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이라는 딥러닝을 이용한 영상 합성 기술이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미리 학습해야하는 내용이 과도해진다. GAN 기법은 또, 몇 개의 강조영상이 있어도 이들 간의 시너지를 활용하는 기법은 없다.

이번에 예 교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협조‧생성적 적대신경망(CollaGAN)’이라는 기술은 여러 MRI 강조영상의 공통 특징 공간을 학습해 확장성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어떤 대조 영상의 생성이 가능한지와 불가능한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답 기법을 제안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들은 확보한 합성 영상이 뇌종양 분할기법을 통해 뇌종양 범위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현재 많이 사용되는 합성 MRI 기법(synthetic MRI)에서 생기는 인공음영 영상도 자동 제거가 가능함이 증명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추가적인 재촬영을 하지 않고도 필요한 대조 영상을 생성해 시간과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페이스북, 뉴욕대와 협업해 밀실 공포 가져오는 장시간 MRI 촬영 문제 해결

앞서 AI를 접목시켜 MRI 촬영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 해외에서 제시되기도 했다. 2018년, 페이스북과 뉴욕대 의과 대학은 공동으로 MRI를 스캔할 AI를 개발하는 ‘패스트 MRI'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걸리는 MRI 스캔 속도를 AI를 통해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뒀다. 페이스북과 뉴욕대는 만여 장의 임상 케이스와 3만여 장의 무릎, 뇌, 간 등 MR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다. 기존의 MRI 스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MRI 스캔은 신체 내부를 순차적으로 스캔해 생성한 수많은 이미지를 하나의 영상으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프로젝트 내용에 따르면, 신체 스캔 과정에서 적은 데이터로도 충분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스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페이스북은 "긴 MRI 스캔 시간은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밀실 공포증 환자나 오래 누워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환자에게 큰 장벽이다. 또 MRI 공급이 충분치 않은 일부 국가의 소도시에선 MRI를 찍기 위해 환자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자들의 MRI 접근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프로젝트 취지를 밝혔다.

당시 연구 참여 기관들은 의료 정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미국 관련법을 준수했다고도 밝혔다. 환자 이름과 민감한 건강 정보를 삭제했고 프로젝트에 페이스북 소유 개인 정보가 사용될 일이 없다는 설명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AI가 의료기술에 접목되면 상당히 긍정적”

지난달 열린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AI가 몰고 올 변화가 과거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파괴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암을 종종 놓치기도 하는데 그에 따른 결과의 차이는 매우 크다. 예를 들어 폐암에서 5명의 전문가가 동의하는 방식을 다른 5명은 반대할 수 있다. AI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료 기술에 접목되는 AI기술은 긍정적임을 언급했다.

구글도 MRI 등을 분석‧예측해 병명을 진단하는 AI 개발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사업과 관련해, 의료 정보 침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의 민감한 정보를 지메일·구글포토 등을 통해 다루는 만큼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구글의 사생활 보호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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