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에 역대 최대 100억 원 기부
-네오위즈·크래프톤 등 창업한 1세대 벤처창업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사진=본엔젤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닌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 역대 최대인 100억 원을 쾌척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다시금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병규 의장은 지난 18일 열린 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발전기금 100억 원 기부를 약정했다. 장 의장은 이 자리에서 “(1990년대 말) 아무도 창업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도 카이스트 은사님이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제게 창업을 격려해주셔서 오늘의 제가 있게 됐다"며 "저의 기부가 동문 발전기금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게임회사인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세계적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를 제작한 블루홀(크래프톤의 전신)을 설립했다.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에서 47위(1조500억 원 추산)에 올랐다.

이외에도 몇 차례나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히트시키는 등 명실상부 벤처기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네오위즈에서 독립한 뒤 설립한 검색전문 스타트업 ‘첫눈’의 경우 구글로부터 인수합병(M&A) 요청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다. 아울러 더 이전인 1999년 출시한 ‘세이클럽’은 한때 이용자 16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으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일반인들에게도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부터다. 임기 동안에는 국가시범도시와 지방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가명정보를 도입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정책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그가 강하게 추진했던) 승차공유(모빌리티) 분야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끝내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을 아쉽다고 평가한다. 퇴임을 앞둔 지난 10월에는 “주52시간 제고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남겨 많은 논란을 낳았다. 업계는 침묵 속에서도 동의하는 모양새였지만 외부의 시각과는 확연히 다른 구석이 있었다.

위원장직을 마무리하면서 “추진하거나 건의한 것들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정부에 맞서 가끔은 쓴소리할 사람도 필요한 법인데, 그 점이 아쉽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을 몇 차례나 창업하고 성공궤도에 올려놓아 벤처업계의 신화적 인물로 꼽히나, 정작 자신은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블루홀 이사회를 운영할 때도 이사회 전원이 합의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 등 합의 방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옳다고 생각한 사항에 있어서는 단호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격렬한 논란의 대상이 된 ‘타다’ 논란이나 ‘주52시간’에 대해서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퇴임 즈음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 미진한 정부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창업희망자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도 자처하는 듯하다. 아울러 그가 이끌고 있는 크래프톤이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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