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배송 혁신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급성장
-이면엔 지속되는 적자폭과 상장 추진 여부 주목돼
-영국산 프리미엄 홍보 기저귀, 중국산 의혹에 신뢰하락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사진)은 먹거리에 대한 상상을 현실로 실현한 대표적인 혁신 기업가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사진)는 먹거리에 대한 상상을 현실로 실현한 대표적인 혁신 기업가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는 온라인 시장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 화두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온라인 쇼핑 거래규모는 무려 109조3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오프라인에서 유통 공룡으로 불리던 대형마트가 온라인 시장 기반의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유통사에 위협을 받았다. 올해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소비 양극화 현상까지 겹쳐 어느 업계보다 재빠른 눈치와 실행력을 겸비해야 될 유통업계의 새해맞이 생존 전략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온라인의 유통 샛별로 등장해 유통 시장을 선점한 마켓컬리는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자주 오르내린다. 2015년 5월에 탄생한 마켓컬리는 김슬아 대표의 ‘잠자기 전 고른 신선한 먹거리를 출근하기 전 집 앞에 가져다주면 좋겠다’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새벽배송’과 ‘신선식품’을 선보였다. 곧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판이 커진 만큼 떠안은 과제도 있다.

◆출근 전 신선식품이 집 앞에 배달되는 혁신…비식품군도 매출 증가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유통업계 혁신 그 자체였다. ‘샛별배송’은 당일 수확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렇게 시장 점유율을 키운 마켓컬리는 등장 5년 만에 매출이 무려 80배 정도 뛰었다. 2015년 매출 29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지난해 무려 4000억원대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매출이 커지기까지 회사의 투자가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취지로 인공지능(AI), 물류, 빅데이터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보통 온라인 시장 업체들은 판매 중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켓컬리는 공급사의 제품을 100% 직접 매입한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아 생산자의 재고 우려가 적어지고 대금이 신속하게 지급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구조 속에서 마켓컬리의 발굴 브랜드도 성장하고 단독 상품도 호응을 얻었다.

비식품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비중 대비 식품군과 매출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영향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삼성전자의 화이트 인덕션은 마켓컬리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 샛별 업체의 빠른 성장 이면엔 커지는 적자폭…매각설도 흘러나와

그간 마켓컬리가 투자받은 금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영업 손실이 커지는 점이 눈에 띈다. 2015년 54억원이던 이 회사의 영업 손실 규모는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으로 큰 추락 폭을 보이고 있다. 누적 적자는 약 600억 원이다. 아직 손익분기점도 찍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업계엔 ‘마켓컬리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사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설립 당시부터 개인과 기관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회사가 적자폭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적자 등의 사유로 상장이 늦어진다면 김 대표의 지분까지 위협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켓컬리 홍보팀 관계자는 “상품 매출은 적자가 아니다. 마케팅과 배송 등 투자비용이 커서 적자폭이 보이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도 물류 공장을 추가로 짓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산’ 프리미엄 기저귀 ‘중국산’ 의혹에 전액 환불…신뢰도 하락 변수

하지만 5년차 기업 마켓컬리도 넘어야 할 산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물건‧브랜드를 이른바 ‘프리미엄’ 라인 위주로 까다롭게 선택한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었는데 제품 부정 이슈가 최근 터졌다. 영국산으로 홍보한 제품이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다고 밝혀진 것. 유아용 제품이라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13일, 마켓컬리는 영국산으로 홍보한 ‘에코제네시스’ 기저귀가 논란이 되자 구입 고객들에게 환불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상품 설명에서는 “영국 본사에서 제품 개발 및 원료 수급했다”면서 “제조 시설을 검증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기저귀 원료가 중국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마켓컬리의 검증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마켓컬리는 결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구매 고객 모두에게 환불을 진행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품의 안정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 관련 검사를 통과했다”면서도 “이번 일로 각성 후 앞으로 세심하게 상품을 검증하겠다”고 해명했다.

유통사 말만 믿고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난 마켓컬리에 치명타가 가해진 셈이다. 이번 문제의 제품은 영국산 프리미엄으로 분류돼 일반 기저귀보다 비싸게 팔렸다. 마켓컬 리가 그간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한 물건들부터 향후 판매될 물건의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강연 등 대외움직임 활발한 김 대표 커리어에 ‘부정 이슈’ 걸림돌 되나?

한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지난해 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차기 의장(임기 2년)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포는 지난 2016년 9월 설립돼 1100개 이상의 회원사를 가진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다.

김 대표는 이번 코스포 의장에 선정되기까지 대외적으로 강연이나 인터뷰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안정적인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박차고 신선한 식품이 출근 전 배송돼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현실로 실현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됐다. 최근 불거진 영국산 프리미엄 기저귀 논란은 김 대표가 그간 강조해 온 경영 방향성에 의문 부호가 나오는 일이었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또 다른 상품 논란이 불거질지 더 개선 된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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