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일탈이 너무 쉬운 것은 아닌가?

(사진=하나금융투자)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하나금융투자의 한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차명으로 종목을 대량 매입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가족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수십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하나금투 측은 “미리 알 도리가 없었다”고 해명하는데...과연 글쎄?

해당 애널리스트는 특정기업의 주식을 미리 사 두고, 해당 기업에 우호적인 보고서를 발표한 후 그 기업의 주식이 오르면 매도하여 이익을 남기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안다. 증권사의 보고서 하나로 시중의 주식이 그리 쉽게 오르내리지 않는다. 어느 전문가가 “이 주식 오릅니다” 한다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 그 주식 사고 그런 세상 아니다. 

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낸 시점을 전후해 주식이 오를 것을 미리 예측하지 않았던가. 말 그대로 그는 ‘고급정보’를 손에 쥐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하나금투 측 홍보팀도, 기자도 알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는 시중에 공개된 보고서에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증권가의 리서치센터는 또 그런 정보가 이리저리 오가는 곳 아닌가.

하나금투의 경영 시스템이 문제될 수 있다. 워낙 시스템은 개인이 일탈하지 못하도록 견제할 수 있다. 그리고 ‘쉽게 밝힐 수는 없지만 돈이 되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어디 그 한 사람이겠는가. 주식으로 쪽박 차는 애널리스트도 여럿 있지만, 모두가 그렇다면 애널리스트가 대접받고 사는 세상일리도 없다. 그러니 하나금투의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고오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 정보를 우리에게도 알려줘!’ 라는 말이 아니다. 돈 되는 정보를 알게 된다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나금투의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어디 그러한 유혹이 없겠는가. 구속된 그 양반이야 직접 낯 뜨거운 보고서까지 작성하면서 덜미가 잡혔지만, 언제고 다른 방식으로 사익(社益)에 앞서 사익(私益)을 추구할 수 있음이 중요하다. 

하나금투 측 홍보팀은 방금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사건 이후로 윤리교육 방침을 강화했다”고 사측이 그래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쎄다. 학창시절에 암만 도덕수업 열심히 들었다고 우리가 지금 그렇게 도덕적인 인간인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탁월한 개인이 이를 유용하지 않도록 견제하고 또 예방하는 시스템이 중요해 보인다.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4년째 1위를 했다고 자축만 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 불안할 수도 있으니. 하나금투의 윤리경영, 그런 의미에서 과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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