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699억원이던 영업이익, 절반 이상 깎여
-창고형 매장 물건 섞어 온라인몰까지 공략
-매장 공간 활용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
-온라인몰 영업시간도 오프라인몰과 같아 한정적
-타사 새벽배송 등 이길 새로운 공략이 과제

홈플러스 전경.
홈플러스 전경.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는 온라인 시장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 화두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온라인 쇼핑 거래규모는 무려 109조3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오프라인에서 유통 공룡으로 불리던 대형마트가 온라인 시장 기반의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유통사에 위협을 받았다. 올해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소비 양극화 현상까지 겹쳐 어느 업계보다 재빠른 눈치와 실행력을 겸비해야 될 유통업계의 새해맞이 생존 전략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업계 2위 홈플러스도 업계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57.59% 감소해 1090억 8602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3.67% 하락해 7조6598억 2292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영업이익이 2699억원이던 것에 대비하면 큰 추락폭을 보였다.

◆업계 2위 홈플러스도 온라인 시장 강세에 영업이익 절반 이상 감소

사측은 감소 원인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 폐점, 점포 임차료 상승, 매장 공사로 인한 일시적 영업 공백 등을 꼽았다. 홈플러스는 앞서 수익성 악화로 동김해점과 부천중동점을 폐점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전문 유통업체의 새바람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선보였다. ‘홈플러스 스페셜’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를 위한 공사 때문에 일정 기간 영업을 못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대규모로 물건을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매장의 장점과 기존 매장의 장점을 절반씩 섞어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홈플러스의 수장은 여성이다. 임일순 사장은 과거 가정주부 시절 장보던 경험을 기억했다. 창고형 할인매장에 가면 신선식품 구매가 문제였던 경험이다. 많이 사놔도 신선식품 특성상 다 먹지 못하고 금방 상해 버렸던 탓에 창고형 할인매장에도 기존 매장의 물건을 더했다.

임 사장은 “옴니채널 사업확장과 신선식품 전략화, 지역 맞춤형 점포 조성 등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으로 실적 개선 희망이 엿보였다. 지난해 전환된 16개 매장들은 전년 대비 평균 20% 가까이 매출이 신장됐다.

◆창고형과 기존 매장 결합한 ‘스페셜’ 인기 등에 업고 온라인몰도 주목

홈플러스 관계자는 “‘스페셜’ 매장의 온라인 확장판 ‘더클럽’ 홈페이지도 인기를 끌었다”면서 “전국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창고형 할인점 상품을 당일 만나게끔 돕는다”고 말했다. ‘더클럽’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운로드 건수 11만 건(안드로이드 기준)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신사업을 재빨리 온라인 시장과 연결시켜 고객에게도 호응을 받은 셈이다.

온라인 사업 강화의 일환인 또 다른 아이디어는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다. 이는 대형마트에 장착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홈플러스는 인천 계산점, 안양점, 수원 원천점 등 총 3곳의 매장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풀필먼트 센터’는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시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한편 고객의 자택 가장 가까운 도심에서 누구보다 빠른 배송을 수행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과도한 출혈 없이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이른바 ‘올라인(All line)’ 모델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새해 맞아 ‘초저가’ 경쟁 뛰어들기도…구체적인 계획은 3월 중 발표

새해가 밝아 홈플러스는 경쟁사는 물론 온라인 전문 유통 업체들과의 ‘초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1월 1일 전국 전포 및 온라인몰에서 ‘빅딜데이’를 열었다. 신선, 가공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전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생필품 300여종을 최대 반값에 내놨다. 정초부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홈플러스는 이처럼 여러 온라인이 점령한 유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활용해 온라인 사업 매출을 2020년 1조6000억원, 2021년 2조3000억원까지 신장시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경쟁사처럼 온라인 전용몰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 때문에 규제에 따라 자사는 온라인 영업을 점포 영업시간과 같은 한정적 시간 동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센터에서 제품이 배송되는 것이 아니라 근거리 점포에서 배송되는 구조다. 당일배송이 원칙이지만 온라인 전용 신생 유통업체의 ‘새벽배송’과 같은 새벽 시간대의 배송은 사실상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내놓은 사업(‘풀필먼트 센터’, ‘더클럽’ 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 사장은 현재 임기 2년을 다 채운 뒤 현재까지도 수장 자리를 유지 중이다. 홈플러스는 3월 중 구체적인 신년 사업 전략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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