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게 열린 기회의 창
-테슬라의 모델3 파격적 가격인하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배터리 개발
-32년 경력 GM사장 출신 용병으로 영입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데일리비즈온 류동협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 전기자동차 학살을 시작했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중국산 모델3 가격을 기존에 발표된 33만위안(약 5550만원)에서 29만9천위안(약 5030만원)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테슬라의 모델3 가격인하는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중국경제의 급속한 둔화와 보조금 삭감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이기에,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도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인 고위 임원을 용병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도 발표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급속한 경기둔화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바람에 최근 2년간 마이너스 성장세다. 더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차량 보조금이 급감하면서 화석 연료 자동차에 비해 그나마 판매가 양호했던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 판매 역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거의 사라져 중국 업체들에게 유리했던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히고 본격적인 적자생존의 시대가 열리면서 테슬라에게는 큰 기회의 창이 열렸다.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 외자기업으로는 처음 100% 단독 출자해 공장을 세운 테슬라는 약 1년 만인 7일부터 중국산 ‘모델3’ 정식 인도를 시작했다. 중국산 모델3 가격은 중국 정부의 자동차 취득세 면제,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기존에 발표된 것보다 낮아진 29만90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00만원에 불과하다. 중국 상하이 테슬라 매장은 차량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중국 현지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1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고공행진하며 사상 첫 500달러(약 57만원)도 돌파했다.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5% 넘게 오른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비야디는 테슬라의 공격적인 중국시장 행보를 의식하며 새해벽두부터 심기일전하며 전투태세에 나섰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최근 ‘전기차 100인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야디가 새로 개발한 차세대 리튬전지 ‘다오폔 배터리'가 올해 첫 생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밀도를 기존 배터리보다 50% 높이고, 더 작은 크기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발생시킬 수 있게 안전성과 수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 비야디 측의 설명이다. 

또한 다오펜 배터리의 제조비용도 20~30% 낮췄다. 이는 곧, 비야디 전기차가 중국 시장에서 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다오폔 배터리는 6월 정식 출시될 최신 성능형 세단 ‘한(漢)’ 모델에 탑재된다. 다오폔 배터리를 탑재한 ‘한’ 모델은 한 번 충전 시 최대 600㎞ 달릴 수 있다. ​중국 현지 경제지 21세기경제보는 '한' 모델이 올해 테슬라 모델3에 맞서 내놓는 대항마라고 소개했다. 

한편, 비야디는 최근 케빈 웨일 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법인 사장을 선임고문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사도 영입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케빈 고문은 앞으로 비야디 그룹의 자동차 사업 발전 및 운영전략, 영업 마케팅, 브랜드 구축, 영업서비스 등 다방면에서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 GM에서만 32년간 근무하며 자동차 업계에 뼈대가 굵은 베테랑인 케빈 고문은 2005~2012년 GM 중국법인 사장도 맡았다.

케빈 고문은 취임식에서 “전기화와 기타 신기술을 이용한 자동차가 미래 성장 중점이 될 것”이라며 “비야디는 전기화와 고객 중심의 기술 영역에서 항상 선구자이자 혁신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비야디의 혁신 능력을 지원하고 신 에너지차 방면에서 선두적 지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의 중국내 공격적 행보에 비야디 측은 “우리 제품은 테슬라와 다르다. 차별화한 경쟁력이 있다”며 “테슬라가 우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경기둔화와 보조금 삭감 여파를 비껴가진 못했다. 지난해 비야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46만1300대로, 전년 대비 11% 넘게 하락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보조금을 완전 철폐하기로 했던 정책 방향을 수정해 보조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비야디에 대한 전망에 살짝 빛이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폭풍질주를 비야디의 인적, 물적 대비가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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