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일가 배불리는 데는 '혈안'…백화점 좋은자리와 면세점 입점 로비비리는 '관행적'

▲ 신영자 이사장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이동훈 기자] 신동빈 회장과 더불어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가 진행중인 롯데그룹의 비자금조성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온갖 비리로 자신과 일가의 배를 불리는 데는 발벗고 나선데 반해 사회공헌이나 공익사업에서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 이사장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회사의 부를 개인으로 이전하기 위해 롯데장학재단을 그룹 내의 ‘또 다른 지주사’처럼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다른 재벌기업들과는 달리 공익사업에 매우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사업비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롯데장학재단으로, 2014년 145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52억 원으로 무려 93억 원(64.3%)이나 줄였다.

이는 2014년 롯데장학재단이 롯데복지재단에 출연했던 기부금 100억 원을 지난해에는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롯데장학재단은 롯데복지재단에 80억 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이전했는데, 이는 공익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았다. 두 재단 모두 롯데 일가인 신영자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신 이사장은 자신과 일가의 배를 불리는 데는 검은돈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에 발생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로비로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신 이사장은 그 전에 롯데그룹 여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있으면서 크고 작은 이권과 청탁에 깊숙이 간여해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데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계열사 대표를 맡거나 등기임원으로 있으면서 그룹 내부의 핵심 정보를, 예컨데 “롯데그룹이 모 지역에 땅을 사들여 백화점 등을 지을 계획이니 미리 사두면 비싸게 팔 수 있다”식으로 지인들에게 제공한 후 수익 중 상당 부분을 뒷돈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자리'를 미끼로 로비자금을 챙겼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면세점에 좋은 자리를 주겠다”는 식으로 입점로비자금을 받았고 지난 1980년 초반부터는 롯데백화점에서도 좋은 매장 자리를 조건으로 검은 돈거래를 했다.

신 이사장은 아들소유의 회사를 만들어 이 회사를 검은돈을 받은 창구로 활용했다. 정운호 입접로비자금은 장남 100%소유의 BNF통상으로 입금됐다. 백화점의 좋은 매장에 대한 로비에서챙긴 뒷돈도 장남 장재영 씨 등 자녀들의 이름으로 설립한 회사를 들어갔다.

신 이사장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자신과 오너일가의 재산형성 수단으로 장학재단을 마치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처럼 운용해왔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그룹 여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롯데그룹내 또 하나의 작은 지주회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장학재단의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면 작년 말 기준 광고대행업체인 대홍기획이 21.00%로 가장 많고 이어 롯데제과(8.69%)와 롯데칠성음료(6.28%), 롯데역사(5.33%), 롯데푸드(4.10%), BNK금융지주(2.25%), 롯데정보통신(0.94%), 롯데캐피탈(0.48%), 삼광글라스(0.37%) 등이다.

신 이사장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편법승계나 회사 부의 개인이전 수단으로 이런 지배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대홍기획의 경우 2015년 총매출 3614억원 가운데 약 59%에 해당하는 2127억원이 롯데쇼핑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계열사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대홍기획의 계열사별 거래실적을 보면 롯데쇼핑이 가장 많은 483억원에 달했고 이어 호텔롯데(309억원)와 롯데칠성음료(302억원), 롯데홈쇼핑(189억원), 롯데물산(75억원), 롯데역사(11억원)등의 순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

대홍기획은 신영자 이사장 본인도 6.24%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배력이 27%를 넘어선다. 이에 비해 신영자 이사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만 보면 20%가 안 돼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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