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한 세아씨엠 속사정
-살 길은 인수합병?…세아제강은 진퇴양난 빠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사진=세아그룹)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세아제강이 지난해 말 포스코강판에 합병 의사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을 두고 업계의 뒷말이 무성하다.

14일 제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아제강은 자회사인 세아씨엠(컬러강판 업계 4위)를 통해 포스코강판(업계 3위)과의 합병을 타진했으나, 포스코 측의 거절로 무산됐다. 포스코 측도 막상 거절은 했지만, 실제 TF팀을 구성하는 등 꽤 적극적으로 검토한 모양이다.

업계는 정황상 날로 치열해지는 컬러강판 업계의 구조조정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한다. 동국제강이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KG동부제철과 포스코강판, 세아씨엠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극심한 공급과잉 탓에 수 년간 수익성이 악화되었고, 이에 견디지 못한 세아가 먼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신생법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세아씨엠의 최근 실적은 어두운 편이다. 2018년 전 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실적 역시 큰 반등은 없을 전망이다. 관계자는 “여건이 워낙 좋지 못하다보니 구조조정 및 규모의 경제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모양”이라고 진단했다.

애초에 세아씨엠의 분사가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애초에 컬러강판 시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세아씨엠은 분사 직후 동부인천스틸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매각 금액을 둘러싼 이견 끝에 무산되었다. 

세아씨엠 역시 당분간 반등요소가 제한적이기에 향후 지속적으로 인수대상을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기업인 세아제강이 만족할 만큼의 ‘사이즈’가 되는 기업이 애초에 많지 않고, 규모가 좀 되는 기업들의 경우 사업 영위 의지가 강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아홀딩스 홍보팀은 “양사가 지난해 합병을 간략히 검토한 바는 있다”며  “철강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논의는 업계 내에서 종종 이루어져 온 바, 금번 사례만을 특별히 의미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TFT 구성 및 구체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기 이전 합병에 대한 논의는 중단되었기에 구체적으로 진전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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