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대학 연구팀, '머치슨 운석' 분석
태양도 태어나기 전 생성돼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별은 생명주기가 있다. 별은 우주에서 떠다니는 먼지와 가스 조각들이 서로를 발견한 뒤, 서로에게 합쳐지면서 뜨거워질 때 태어난다. 별은 수백만년에서 수십억 년 동안 타다가 죽는다. 별은 죽으면서, 자신을 형성했던 입자들을 우주로 날려보낸다. 

이 별 먼지 조각들은 결국 새로운 별을 형성해서, 새로운 행성과 달 그리고 운석을 태어나게 한다. 
50년 전 호주에 한 운석이 떨어졌다. 그 운석에서 과학자들은 50억~70억년 전에 형성된 별 먼지를 발견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고체 물질이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저널에 이에 대한 논문을 실은 필립 헥(Philipp Heck) 시카고 대학교수는 "내가 연구한 것 중 가장 흥미진진한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헥 교수는 "이것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고체 물질이며,  은하에서 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호주에서 발견된 머치슨 운석의 일부. (사진=위키피디아)
호주에서 발견된 머치슨 운석의 일부. (사진=위키피디아)

헥 연구팀이 조사한 물질은 태양이 태어나기 전에 형성된 물질로서 '전(前)태양 광물알갱이'(presolar grains-minerals)이라고 부른다. 헥 교수는 "이것이 별의 고체 샘플이며 진짜 우주먼지(stardust)"라고 말했다.

이 우주먼지의 조각들이 운석안에 갇혀 수십 억 년 동안 지나면서, 태양계가 생기기 이전의 시간을 지키는 타임캡슐이 되었다.

그러나 전태양 광물 알갱이는 구하기 어렵다. 지구로 떨어진 운석의 약 5%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물질이다. 큰 것 수백 개를 뭉쳐도 마침표 하나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태양계 형성 이전 상황을 담은 '타임캡슐' 역할을 한다.

다행히 필드 박물관Field Museum 은 1969년 호주에 떨어진 100kg에 달하는 머치슨 운석(Murchison meteorite)의 가장 큰 조각을 보관하고 있었다. 시카고 대학은 약 30년 전 연구용으로 머치슨 운석의 일부를 분리했다.

연구팀은 건초더미를 태워 바늘을 찾는 것처럼 운석을 산(酸)에 녹여 불순물을 없애고 태양 이전의 광물 알갱이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태양계 형성 이전 광물 알갱이가 우주를 돌아다니는 고에너지 우주선(線)에 노출된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 광물 알갱이의 나이를 파악했다. 광물 알갱이가 우주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원소를 만들어내는 점을 활용했다.

이는 마치 폭풍우 속에 내놓은 양동이에 비유할 수 있다. 비가 계속 내렸다고 가정할 때 양동이 안에 모인 물은 빗속에 얼마나 노출됐었는지를 말해준다. 마찬가지로 광물 알갱이 안에 있는 우주선이 만든 원소를 측정하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런 측정법으로 머치슨 운석에 포함된 광물 알갱이가 46억~49억년 전에 형성됐으며, 일부는 55억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밝혀냈다. 보통 태양의 나이는 46억년, 지구 나이는 45억년으로 본다.

운석이 불타면서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사진-픽사베이)
운석이 불타면서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사진-픽사베이)

그런데 전태양 광물 알갱이는 별이 생을 마치고 폭발할 때 형성된 것이므로, 이 광물 알갱이는 약 70억년 전 일종의 우주 베이비붐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헥 교수는 “우리의 가설은 49억~46억 년 된 저 광물 알갱이 대다수는 별이 대거 태어난 시대에 형성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먼지는 지구에 도달한 가장 오래된 물질이므로, 연구팀은 우주먼지를 통해 어미별이나 우리 몸에 있는 탄소의 기원, 우리가 숨 쉬는 산소 등에 관해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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