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홍보실 “유아 발 끼임 사고 책임 없다”

‘2018 글로벌EVI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포스코)
‘2018 글로벌EVI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포스코)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자신들과는 무관하다. 당시 사고 직후 포스코의 건물 유지·관리 계열사인 포스코오앤앰 관계자가 병원을 찾아 사과 의사를 전달 한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피해자 가족이 경찰 고소를 한 부분에 대해선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 13일 ‘5세 여아 발 끼임 사고’에 대한 포스코그룹 홍보실 관계자의 얘기다. 

그는 “10개월 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내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포스코(본사) 소속이 아닌 에스컬레이터를 관리하는 외주(하청업체)에 용역을 준 포스코오앤앰과 관련이 있는데 도의적 책임은 없는 것 아니냐”며 도리어 반문했다. 

이 사고로 A양은 엄지발가락이 골절되고 새끼발가락이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도 말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포스코 강남센터 지하 1층에 있는 영풍문고를 방문한 이후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오른발이 에스컬레이터 옆면 계단 옆모서리에 끼어 중상해를 입었다. 

A양은 2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을 받았고, 20여 일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발에 있는 성장판 등이 손상을 입어 향후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소견도 받았다. 이후 4개월간의 장기 통원치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정서 불안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사고 직후 포스코 측의 무성의한 태도다. 피해자 측이 복수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고 당시 비상정지 버튼을 누른 안전관리 요원도 없었고, A양의 발을 빼는 것을 도운 직원도 없었다. 사고 후 관리직원이 구급함을 들고 왔지만 치료는 받지 못했다. 응급처치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포스코의 대응은 사실상 전무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피해를 방치해 왔다. 계열사 뒤에 숨어 에스컬레이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겼고, 사고로부터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이다. 오죽하면 피해자 가족이 최근 경찰 고소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 소유 건물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이렇다 할 정중한 사과 한마디 없이 무성의한 태도에 너무 화가 났다는 게 고소의 이유였다.

그렇다면 이번 사고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에스컬레이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에 용역을 준 포스코오앤앰일까. 아니면 사고 10개월간 피해를 방치한 건물주인 포스코에 있는 것일까. 물론 현재 경찰 재수사가 진행 중이니만큼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리기엔 시기상조이다. 다만 이번 재수사는 포스코가 ‘더 이상 안전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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