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강자 롯데 등에 업었지만 만년 3위에 적자 지속하는 마트
-문영표호 출범 이후 상승 전략 세웠지만 영업이익 90% 꺾여
-롯데, 백화점 끌어올린 강희태씨에 힘 실어 부회장 승진 인사
-강희태 유통BU장, 온라인 통합 위한 리더십 보여줄지 주목

롯데마트 전경.
롯데마트 전경.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는 온라인 시장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 화두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온라인 쇼핑 거래규모는 무려 109조3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오프라인에서 유통 공룡으로 불리던 대형마트가 온라인 시장 기반의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유통사에 위협을 받았다. 올해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소비 양극화 현상까지 겹쳐 어느 업계보다 재빠른 눈치와 실행력을 겸비해야 될 유통업계의 새해맞이 생존 전략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롯데마트는 대기업 롯데의 이름을 등에 업었음에도 업계 3위에 머무른다. 여기서 올라서기는커녕 사업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이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66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연속 적자…롯데쇼핑 추락 견인

당시(지난해 2분기)만 해도 마트의 부진이 두드러졌지만 백화점의 선전으로 롯데쇼핑의 전체적인 매출은 무난했다. 그런데 3분기 매출 집계 결과 결국 마트의 부진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추락을 견인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56.0%) 꺾여 8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8% 감소한 4조 4047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손실은 233억원을 나타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5% 감소한 1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점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89.7%나 깎여 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처참했다. 당초 지난해 2분기 실적 부진을 나타낸 롯데마트는 문영표 대표를 필두로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자율형 점포, 독자 상품)을 내세운 바 있는데 효과를 보지 못해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문영표 대표 “e커머스 발달과 1~2인 가구 증가 반영 못했다” 실책 인정

지난해 8월 문 대표는 “그동안 본사가 표준화된 매뉴얼을 갖고 점포를 운영해 e커머스 발달과 1~2인 가구 증가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인지했지만 대비하진 못한 셈이다.

마트 업계 공통으로 온라인 쇼핑의 대세에 기가 꺾인 것을 체감해 롯데마트도 e커머스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더해 롯데마트가 해결해야 할 악재가 있었다. 이른바 ‘삼겹살 납품업체 상대 갑질 논란’이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11억 8500만원을 부과받게 됐다. 적자에 더해 과징금 철퇴까지 맞은 롯데마트는 이에 외주 인력을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를 모색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삼겹살데이’를 진행하며 판촉행사 92건 등에 따른 비용을 사전 서면약정 없이 돼지고기 납품업체에 전가했다고 판단했다. 롯데마트는 반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처분 진행 관련 소송을 진행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 임원인사에서 강희태 유통BU장에 힘 실어줘…문영표 대표는 마트 사업부장으로 ‘유임’

마트와 백화점 슈퍼 등 전체적인 유통을 아우르는 대기업 롯데의 새해맞이 변화는 임원 인사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는 롯데유통BU장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겸 롯데백화점 대표를 임명했다. 강 유통BU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강 BU장에 강력한 힘을 실어준 이번 인사는 온라인 쇼핑 강화를 위한 것으로 업계에서 해석되고 있다. 롯데는 임원 인사에 이어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각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롯데 온(ON)’으로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롯데마트는 롯데쇼핑 산하 마트 사업부로 재편됐다. 이는 롯데의 각 유통 계열사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마트 사업부장에 유임되면서 마트를 대표하는 인물로 남게 됐다. 문 대표는 향후 롯데마트의 실적 회복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느긋한 롯데마트?

공식적으로 문 대표는 최근 취임사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온·오프라인 매장의 융합과 물류 기반 고객 연결 플랫폼의 선도적 구축”을 언급했다.

그는 또 “입지가 8할이라는 유통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종 플랫폼과 디지털 유통채널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유통사, 생산자 사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연결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채널 강화와 오프라인에서의 혁신 기술 접목을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취임사 내용엔 전략적인 사업계획이 담겨있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신년 중장기 계획 등에 대한 내용은 윗선에 보고가 들어간 상태로 명절이 지난 이후에야 발표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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