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암 발병률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높아지는 가운데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기존 암세포 파괴에만 중점을 둔 항암치료에서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카이스트는 이 대학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세포를 일반적인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와 정상 대장 세포의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발견했다.

이들이 발견한 핵심인자는 CDX2, ELF3, HNF4G, PPARG, VDR 등이다. 또 이 물질들의 활성화를 엊게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 SETDB1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에서 SETDB1을 억제했을 때 세포가 분열을 중지하고 정상 대장 세포의 유전자 발현패턴을 회복하는 것을 파악했다.

이와 관련 카이스트 연구진과 서울삼성병원이 협동 연구 결과 대장암 오가노이드(3차원 배양 장기유사체)에서 SETDB1의 발현을 억제했더니 정상 세포와 비슷한 형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다만 SETDB1을 억제할 저분자화합물 개발이 과제로 남았다. 이 문제 해결과 함께 향후 여러 임상실험을 거치면 그간 암 환자들에게 많은 부작용과 고통을 안긴 암세포 파괴 위주의 치료가 새롭게 변화될 방법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그간 암은 유전자 변이 축적에 의한 현상이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이를 되돌릴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연구는 암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서 잘 관리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항암치료의 서막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카이스트 그랜드 챌린지 30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 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분자암 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표지논문(2일자)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