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임원 계열사 경종 계기되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잊을 만하면 터지는 재계의 성추문. 그 중에서도 현대기아차그룹 출신 고위 임원들을 둘러싼 ‘사내 성추문’이 시끄럽다. 2일 인터넷매체 <공공뉴스>는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중순 현대모비스 사업부 회식자리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 있었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임원들의 일탈 행위를 꼬집었다. 

이 매체는 사업부장 등이 다수 여직원들에게 술 게임과 러브샷 등을 권유했고, 과거 현대자동차 영업시절 본부장(부사장급)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자신은)몸 팔아 영업했다”며 음담패설도 서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일로 당시 회식 자리에 있던 신입비서 및 계약직 여직원 5명과 사업부장, 실장, 팀장급 임직원 5명 등 총 10명의 사업부 내 인원들은 경영지원본부에 소환돼 진술조사를 마쳤다. 

또 성희롱 언행을 한 임원에 대해서는 중징계 처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윗선에서 회사와 그룹사의 이미지 실추를 고려해 이 사건을 무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보자가 일개 직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회사 측은 중징계 됐다는 해당 임원이 과거 ‘스폰서 상무’와 동일한 인물이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는 함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신은)지금 언론홍보 담당이 아니고, 관련 내용도 아는 게 없다”며 “담당자는 사업상 출장의 목적으로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현대모비스 임직원을 둘러싼 성추문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2018년에만 총 3건이 터졌지만 여전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2월에 불거진 ‘스폰서’ 논란이 그렇다. 현대모비스의 한 상무가 부하직원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한 커뮤니티에 게재되면서 퍼졌다. 2014년 기아자동차 재직 시절 여비서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성 스폰서를 제의했다는 의혹이었다.  

논란이 일자 해당 상무는 그해 7월 퇴사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관계사인 현대모비스 임원으로 입사해 해당 의혹을 알고도 채용했다는 빈축을 샀다. 그런데 직장에서 성희롱을 한 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이로 인해 퇴사를 했는지 여부는 채용 과정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회사 측은 항변한다.

비슷한 시점에도 해외법인장이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또 5월 남자직원이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사내 성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사는 성추행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임원이라는 이유로 성추행 의혹을 묵인하고 은폐했다면 사정당국은 누구든지, 어떤 배경이 있는지를 막론하고 끝까지 조사해 단호히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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