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김상열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최근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국내 증시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당초 올해 IPO가 유력시되었던 호반건설이 고민에 빠졌다. 업계를 중심으로 ‘상장을 쉽게 추진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겠느냐’는 추측이 흘러나온다.

호반건설은 작년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 TOP10에도 진입하는 등 자체적인 분위기가 좋아 올해 IPO(기업공개)시 적정 가치를 책정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워낙 ‘무차입 경영’ 등으로 유동성은 충분한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이미 이뤄놓은 상태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이미 정해놓은 상태다. 더군다나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M&A 전문가로 알려진 최승남 대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호반건설 관계자 역시 “이번 임원 인사는 다가오는 IPO를 대비하기 위함과 무관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IPO를 위한 밑거름은 이미 충분히 다져놓은 상태라고 보여진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년 IPO 상장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호반건설을 둘러싼 각종 부정적인 이슈들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논란은 향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 논란에 시달렸던 바디프랜드가 최근 IPO를 연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 호반건설, 왜 여태 상장하지 않았나?

한 가지 의문이 따라붙는다. 호반건설은 워낙 푸르지오, 레미안, 힐스테이트 등 ‘전국구’ 브랜드가 장악한 수도권에서야 인지도가 약한 편이었지만, 애초에 시공능력으로는 국내 TOP10에 든다는 점에서 정평이 나 있다. 2017년에 이미 대기업집단에 편입되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려 시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상장할 수 있는 여력은 애초에 충분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방침 상 신중을 기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온전한 해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주식시장에는 언제나 악재가 많고, 악재 와중에도 기업들은 꾸준히 IPO를 추진한다. 상장 후보군들 중 호반건설 역시 ‘사이즈’로는 꿀리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이유가 더 크게 작용했으리라 보는 편이 현명하다. 

자연히 시선은 호반건설 내부사정으로 쏠린다. 바디프랜드가 내부사정으로 IPO를 무기한 연기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호반건설 역시 최근 좋지 못은 소식들이 많았다. 서울신문의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의 속사정이 전해졌다.

호반건설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나 다름없는 자회사 수십 개를 설립해 신도시 등에서 공공택지를 무더기로 낙찰받은 사실은 유명하다.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호반건설은 편법적으로 낙찰 기회를 확대하는 방법을 통해 택지를 싹쓸이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 의혹 또한 종종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사항이다.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 역시 편법 증여에 이은 편법 승계 논란으로부터 무사하지 못했다. (사진=호반건설) 

현재는 호남 기반의 호반건설이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지 중 핵심 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사실을 두고 논란이 번지고 있다. 호반이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광주광역시장의 친인척과 유탁했다는 내용이다. 호반건설은 즉각 혐의를 부인했으나 현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의 동생 이 모씨가 광주지검에 기소되어 있는 상태다. 

한 관계자는 “대내외로 잡음이 끊이질 않는 상태에서는 상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호반건설이 그간 견실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추진하지 못한 것도 이와 관계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실제로 최근 몇 년동안 안팎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논란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본격적인 상장 추진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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