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2020 개막, 국내기업 390여곳 참여…세계 3위
- 8K TV 시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대산맥 이뤄
- 中·日 후발 주자들 서두르지만 "최소 2년 걸린다"

CES2020
CES2020 현장.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국내 기업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 CES에 참가한 국내 기업은 전시회에 참가한 전체 약 4500여개 기업 중 390개에 이른다. 이는 1933개의 기업이 참가한 미국, 1386개 기업이 참가한 중국에 이은 3번째로 많은 수치다.

◆ 국내 기업이 양대 산맥 이룬 CES ‘8K TV’

CES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우리나라 기업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CES 내 단일 기업 중 가장 큰 면적의 부스를 설치한 기업은 올해도 역시 삼성전자였다. LG전자도 ‘트레이드마크’인 올레드(OLED) 대형 조형물을 이번 전시에도 설치하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외신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기 싸움이 올해에도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를 앞두고 인공지능(AI), 5G, IoT 기술을 접목시킨 종합적 가전 솔루션에 집중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중에서도 8K TV는 전체 가전 제품 중 양사가 자존심을 걸고 경쟁 중인 핵심 분야다. 먼저 삼성전자는 이전 모델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베젤리스 QLED 8K TV의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 5일 CES2020에 앞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20행사에서 취재진이 삼성전자의 베젤리스 QLED 8K 제품을 살피는 모습
지난 5일 CES2020에 앞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20행사에서 취재진이 삼성전자의 베젤리스 QLED 8K 제품을 살피는 모습


삼성전자의 베젤리스 8K TV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채택해 TV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영역을 99%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각종 외신은 TV에서 베젤이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아 사실상 시각적 방해요소가 없는 것과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신형 8K TV가 머신러닝(기계 학습), 딥러닝(심층 학습) 방식을 결합한 향상된 ‘AI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고 덧붙였다. 또 외부 영상을 기존의 화질과 상관 없이 8K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업스케일링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2020년형 QLED 8K TV에는 소비자에게 더 진화한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혁신 의지가 곳곳에 배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런 8K 경험을 전달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ES2020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롤러블 TV를 둘러보는 모습
CES2020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롤러블 TV를 둘러보는 모습


LG전자도 맞수를 둔다. CES 개막에 앞서 LG전자는 8K TV의 제품군을 크게 늘려 전시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88형 8K OLED TV 제품 외에 77형 제품과 65형, 75형 나노셀 8K TV을 함께 선보였다.

LG전자는 8K TV 4개 모델이 모두 CES의 주최사인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8K 화질을 인정받아 8K UHD 로고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또 사람의 얼굴과 스크린 상의 텍스트 등을 인식해 최적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얼굴의 피부톤은 보다 자연스럽게 하고, 텍스트는 테두리 부분의 선명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식이다.

또 지난해 CES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였던, 말린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롤러블 TV에 이어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형식의 ‘롤다운’ 모델이 추가로 공개됐다.

◆ 도전장 내민 후발 주자들, 아직은 이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의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CES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모습도 살필 수 있다. 도쿄올림픽이라는 주요 국제 행사가 펼쳐지는 2020년, 8K TV 시장의 호조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 일본의 TV 제조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가전 기업 TCL과 하이센스가 8K TV를 선보이며 제품 홍보에 나섰다. 일본의 샤프와 소니도 8K TV를 선보였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후발주자들의 기술적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CES 2020에 전시된 중국 TCL의 8K TV 모습
CES 2020에 전시된 중국 TCL의 8K TV 모습

현 8K TV 시장은,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컨텐츠가 아직까지 많지 않은 만큼 저해상도 영상을 8K에 버금가는 해상도로 끌어올리는 ‘업스케일링’ 기술이 핵심이다.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AI 퀀텀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해 업스케일링 기술을 구현했다.

일본 기업 샤프는 이번 CES에 업스케일링 인공지능 기술을 함께 선보였으나 다른 기업들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후발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CES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K 칩을 만들려면 최소 2년 이상은 걸리는데, 작년 초부터 시작했으면 내년에 나온다고 보는 것"이라며 후발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2년 정도로 추정했다.

아직까지 CTA가 부여하는 8K TV 인증을 제외하고는 8K TV 시장의 기술적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마저도 인증을 받은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뿐이다. 후발 주자들이 “아직은 이르다”라고 말하는 사이 국내 기업들의 8K TV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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