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세력 규합해 중동분쟁 심화시킬 것
-핵 위협 고조와 美대선 개입 등 변수도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사살된 이란 군 실세 솔레이마니 (사진=AFP)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를 공습해 사살한 이후로 중동 정세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돌발 상황이 전개될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이란은 실제로 미국을 향해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를 순교자로 칭하면서 그의 살해를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은 적시, 적소에서 가장 강력한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일단 양국의 전면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은 아직도 이라크 전쟁의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중동에서의 전쟁에 진저리를 치는 미국 내 여론 때문에라도,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면전을 선택할 확률은 거의 없다. 이는 이란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종류의 전력차를 고려했을 때, 미국과의 전면전을 선택할 나라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그러니 이란이 어떤 식으로 보복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AFP는 이란이 예맨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동맹 세력을 동원해 중동에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1차 타깃으로 거론되는 걸프만 친미 국가들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란이 국제적인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은 미국과 긴장이 고조됐을 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미국과 우방의 상선을 억류·공격한 선례가 있다. 이와 함께 핵위협을 고조시키는 방안은 꽤 확률 높은 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어도 이란은 우라늄 농축순도를 19.7%로 올리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6일 핵합의를 사실상 탈퇴한 사실은 위 전망에 신빙성을 더한다.

사이버 공격도 보복 카드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서구의 주요 사이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능력을 키워왔다고 보고 있다. CNN은 이란이 인프라를 겨냥하는 전통적 사이버 공격 대신 SNS를 통한 가짜뉴스 선전전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이란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 개의 계정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끼치려 할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나온다.

앤디 킴 민주당 하원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바마 행정부에서 솔레이마니를 살해하지 않은 것은 긴장 고조와 이란의 보복 등 강한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예측 불가능성이 무척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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