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올해 과제는 ‘생존’ 그 자체

2020년은 화웨이에게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사진=웨이보)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화웨이의 2020년은 대외 변수로 휘청했던 2019년에 비해 힘겨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에릭 슈 화웨이 회장(순환직)의 신년사에 그러한 고민이 담겨 있다.

에릭 슈 화웨이 순환회장은 31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신년사에서 “2020년은 우리에게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생존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슈 회장은 “2019년은 화웨이에 특별한 한 해”라며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반대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화웨이의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141조 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대비 약 17% 증가했다. 해외시장 점유율에서 큰 손실이 있었지만, 폭발적인 내수 성장에 힘입은 덕이다. 

그는 “2020년에도 우리는 미국의 제재 목록에 남아있을 것이다. 2019년 상반기 급속 성장 덕에 시장 모멘텀이 이어졌지만 내년에는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연구원은 “미국 블랙리스트 여파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시작하면서 내년 화웨이가 받는 압박은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놓고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될 해가 될 전망이다. 벤 우드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잇따라 2020년 안드로이드 기반 포트폴리오를 공개함에 따라 구글 앱이나 서비스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여파로 자사 스마트폰 내에 구글 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내수 시장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샤오미는 올해 5G 스마트폰을 10개 이상 출시하겠다고 공표했다. 중국에서 독자적인 부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려는 화웨이의 노력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9월에는 미국 부품을 하나도 포함하지 않은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웨이의 탈(脫) 미국 전략부터가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S&P 글로벌의 클리포드 쿠르츠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실행되는 앱이나 서비스를 대체하는 데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화웨이는 독자 OS인 하모니(Harmony)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 OS에서 원활하게 실행되는 앱과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건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안드로이드 앱과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화웨이의 해외 판매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내년 더 많은 제품에 하모니 OS를 설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그 계획이 녹록해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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