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는 경영권 다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한진 총수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크리스마스의 불미스러운 모자간 언쟁 이후 논란을 불렀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리고 호시탐탐 경영권을 노리는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둘러싼 가족 간의 힘겨루기가 촌극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이른바 ‘모자의 난’에 대해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5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는 쇼도 벌어졌다. 사건은 조 회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결국 조 회장이 화를 내며 자리를 뜨자 이 과정에서 거실에 있던 화병 등이 깨지고 이 고문 등이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실상 조 회장이 경영권의 ‘캐스팅보트’를 쥔 이 고문이 이번 조 전 부사장의 반기를 묵인해 준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맞불로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선제공격한 바 있다.   

이 일로 가족 간의 갈등은 여론악화로 확대됐다. 이에 이 고문과 조 회장은 30일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조 회장이 사죄했고 이 고문이 수용했다”며 “가족이 화합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모자간 갈등은 봉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사과문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가족 간 갈등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모자간 충돌에 대한 사과로 읽힌다. 앞으로 남매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남매의 난으로 시작된 모자의 난이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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