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뉴멕시코주 소재 스타트업, 위성사진으로 산불 탐지하는 인공지능 개발
- 지난 7월 탐지 시작해 지금껏 6200건 이상 탐지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킨케이드(Kincade)의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 (사진=Descartes Labs)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킨케이드(Kincade)의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 (사진=Descartes Labs)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인공지능이 산불 예방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산불 탐지기에 탑재된 인공지능은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9분만에 발화 지역 탐지부터 정확한 위치 좌표 공유, 산불 주의 알람 전송까지 마칠 수 있다.

올 한해에는 유독 많은 산불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4월 강원도 인제에서 시작돼 강원 동해안 지역으로 불길이 크게 번지며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온 국민을 긴장케 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마존 산불, 미 캘리포니아 산불을 비롯한 초대형 산불이 잇따르며 산불이 글로벌 환경 문제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그 중에서도 미 캘리포니아 지역은 매년 가을철이면 산불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10만 에이커(약 4만㏊) 이상의 산림을 불태운 초대형 산불이 2000년대 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역시 킨케이드(Kincade)라는 이름이 붙은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만명이 대피해야 했다.

그런데 매년 가을이면 혹시 모를 산불에 걱정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위한 해결책이 그로부터 1000km이상 떨어진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한 스타트업에서 나왔다. 2014년에 창업한 데카르트 연구소(Descartes Labs)가 개발해 현재 활용 중인 '인공지능 산불 탐지기’가 바로 주인공이다.

데카르트 연구소가 개발한 산불 탐지기에 탑재된 인공지능은 지구 자전주기와 같은 주기로 공전하면서 항상 미 영토를 비추고 있는 두개의 인공위성으로부터 이미지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인공위성은 5분마다 초고화질의 이미지 데이터를 규칙적으로 전송한다.

또 해당 위성에는 열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5분 간격으로 지표면 상의 온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위성으로부터 받은 이미지를 해석한 후 스스로 해당 온도 변화를 식별해 산불 가능성을 판별한다. 만약 산불인 것으로 판단되면 현지 언론 LA타임스에 곧바로 발화 지역의 위도와 경도를 담은 경고 메세지를 보낸다.

데카르트 연구소는 “인공지능은 보통 산불이 10에이커(4㏊) 규모 이상으로 번지기 전에 산불을 판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최근 보도를 통해 데카르트 연구소의 산불 탐지기가 지난 7월 본격적인 산불 탐지를 시작한 후 이번 달에 이르기까지 총 6200건에 달하는 산불을 발견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공위성의 열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발화 지점을 확인하는 과정 (사진=Descartes Labs)
인공위성의 열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발화 지점을 확인하는 과정 (사진=Descartes Labs)

한편 연구소는 인공지능이 산불이 아닌 것을 산불로 오인하지 않게끔 알고리즘을 지속해서 발전시켰다. 석유 시설 및 화학 시설 공장에서 나오는 화염이나, 농가에서 태우는 불, 대규모 불꽃놀이 등이 주요 문제였다.

데카르트 연구소의 창업자이자 응용 과학자인 클라이드 휠러(Clyde Wheeler)는 “인공지능이 석유 및 가스 정유시설의 위치, 대규모 산업 단지의 위치, 산불이 일반적으로 시작되는 지형 등을 학습하도록 해 정확도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지난 2018년 미국 퀸즈 지역 발전소가 폭발했을 때 그를 산불로 오인하지 않고 아무런 경고 메세지도 보내지 않았다.

한편 인공지능 산불 탐지기는 야간 시간대 혹은 쉽게 접근할 수 없어 위치 정보를 알기 어려운 지역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했다. 뉴멕시코주 산림자원보호국장 도널드 그리에고(Donald Grieg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신고자가 산불을 식별하더라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야간 시간대에 (인공지능 산불 탐지기가) 특히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데카르트 연구소의 산불 탐지기는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데카르트 연구소는 뉴멕시코주 주정부와 협력해, 발화 지역 인근 소방 시설에 발화 지점의 좌표와 함께 도착 경로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클라이드 휠러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최대한 많은 소방관들에게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며 “좋은 영향력을 가진 프로젝트인만큼 그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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