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스타’ 문체부 차관 발탁 놓고 뒷말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컴백해 화제다. 최 차관은 아시안게임 5관왕 수영선수 출신으로 소위 잘 나가는 엘리트 스포츠스타다. 1982년 뉴델리와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에서 각각 3개, 2개의 금메달을 땄다. 

서울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한 그는 13세 연상의 가수 유현상 씨와 깜짝 결혼해 화제를 모으다가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16년 동안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면서 평범한 주부로 생활했다. 물론 그 사이 스포츠외교 전문 인력에 선발되거나 수영부문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그가 돌연 체육 관련 경영과 행정 경험을 쌓기 시작한 건 2017년. 당시 3월 대한체육회 이사와 4월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에 각각 발탁됐고, 지난해 7월부터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첫 여성대표로 취임했다. 

문제는 국내 미디어와 홍보, 체육 행정을 총괄하는 차관으로의 실무 경험이 충분하냐는 것. 제2차관의 담당 업무 범위는 매우 넓다. 체육 분야 외에도 한국의 관광정책과 국민 소통까지 책임져야 한다. 특정 분야만을 오랫동안 경험한 사람이 맡기는 쉽지 않은 자리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안팎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체육계에서는 현장 체육인 출신 차관이 나왔다고 환영하고 있다. 최 차관에 대해 청와대는 수영선수 출신의 현장 경험과 대한체육회 이사,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을 맡으며 행정 감각까지 익혔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최 차관 선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체육인들은 최 차관이 이른바 ‘깜’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스포츠인을 무시하는 그릇된 편견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최 차관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이 대부분 현 정권 출범과 시기를 같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차관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2017년 4월 체육인 2000명들과 함께 당시 문재인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당선에 힘을 보탰다. 그로부터 2년8개월 뒤인 19일 문체부 제2차관에 올랐다. 이런 이유로 야당의 한 대변인은 최 차관을 ‘체육계 친문 행동대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최 차관은 이변이 없는 한 문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2년 5월까지 차관직을 맡게 된다. 이 기간에는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된다. 결국 이 시험무대에서 최 차관의 역량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