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으로 인한 기존 고객 이탈 가능성
-매각 가격 협상하고 있는 와중에 악재 쌓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웨이를 다시 품은지 얼마 안되서 재매각을 앞두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웨이를 다시 품은지 얼마 안되서 재매각을 앞두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웅진그룹이 웃지 못 할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노조 파업이 재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데다 사채 상환일이 겹쳐 협상 대상자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재매각 앞두고 ‘노조 이슈’ 협상 걸림돌 되나?

최근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CS닥터 노조 1500여명은 지난 10월 말부터 직고용과 사측의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언론에 ‘웅진코웨이 정수기 고장으로 몇 달간 사용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AS도 안 해줘서 생수를 사서 마신다’는 내용 등의 제보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렌탈 비용을 계속 지불하면서도 노조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노사 갈등을 사측이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은 앞서 웅진코웨이가 퇴사한 CS닥터에 대해 퇴직금 연차, 휴일수당, 시간외근무수당(약 150억원)을 지급하라고 했지만 사측은 이들이 ‘개인사업자’라는 입장을 고수해 논란을 야기했다.

결국 불똥은 재매각을 앞둔 사측으로 번진 상황이다. 노조 파업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는 결국 기업 가치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웅진코웨이는 재매각을 앞두고 있는데 이 같은 악재들로 인해 협상 대상자에게 약점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협상 대상자와 매각가격 두고 줄다리기 진행 중?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유력 기업은 게임업체 넷마블이 거론된다. 지난 10월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1대 주주)‧웅진코웨이의 경영권을 쥐는 조건을 가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넷마블이 당시 제시한 금액은 1조8300억원으로 전해졌다.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최종 인수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웅진코웨이의 노조 파업‧소비자 불만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IR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노조 이슈 등을 이유로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한 반면 웅진코웨이는 렌탈 업계 강자이자 최근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에 넷마블의 입맛에 맞게 내어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웅진코웨이는 지난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7596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 7.6%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웅진코웨이는 내년 2월까지 790억원의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상환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협상을 길게 끌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국 웅진코웨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큰 소리를 못내는 셈이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재매각 ‘흑역사’

지난 2012년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에서 촉발한 현금 유동성 위기로 당시 캐시카우였던 웅진코웨이를 MBK에 매각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말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재인수했다.

이후 지난 3월 웅진코웨이가 다시 부활해 웅진그룹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웅진 에너지의 태양광 사업, 코웨이 인수에 들어간 차입금 등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코웨이를 다시 되찾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그룹의 신용도 하락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재매각이 시도되면서 기업 인수합병 역사 중 최악의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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