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는 AI...모두에게 이익될 수 있어

(사진=조지메이슨대학교)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세계 각국이 미래 먹거리로 AI에 주목하면서 경쟁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늘날 AI를 둘러싼 경쟁은 ‘군비경쟁’과 비슷한 모양새를 띤다.

AI 기술자 앤드류 양은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현재 중국에 대한 AI 군비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정부의 데이터 접근권한과 AI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등을 증거로 들었다. 지난 달 의회에 발표된 국가인공지능안전위원회의 보고서 역시 중국이 AI 개발에 있어서 가지는 강점과 이것들에 대해 미국이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 담고 있다. 미국 정치권의 모두는 하루빨리 미국이 AI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서 중국을 먼발치로 떨어트려 놓아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AI분야의 발전을 ‘군비 경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으며, 역효과도 있다고 주장한다.

포린 폴리시(FP)는 심지어 “미국은 심지어 중국이 군사용과 국민통제를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눈감아 줄 필요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사항을 양보해 가면서도 미국과 중국은 AI에 대한 대화와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해석이다. 경쟁과 협력 두 극단 사이의 어느 지점이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도 풀이된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AI가 국가 간 경쟁의 산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AI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고도 해석했다. 대중적인 상상력을 담아냈지만 일반인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는 대개 공포를 동반한다. 미국인들에게 AI는 1960년대 소련과의 기술 전쟁, 1980년대 일본의 경제적 부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른바 ‘쫓기는 자’의 두려움을 연상케 한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AI에 대한 투자를 둘러싼 각국의 움직임은 과거 핵개발 시기를 연상케 한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오늘날의 핵확산방지 규범이 확립되기 전, 각국이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당시는 그야말로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팽배했다. 핵무기가 실제로 터진 지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그러니 이해관계자들의 노력과 천운으로 핵전쟁을 막을 수 있었던 주장도 심심찮게 나온다. 오늘날에도 정찰기와 같은 무인시스템, 전장인식. AI로 구성된 군 집단은 안보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오늘날에도 드론을 동반한 테러작전에 재래식 안보시스템은 속수무책으로 취약점을 드러낸다. 그러니 오늘날 각국은 당시의 핵개발 시기처럼 AI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즉각적인 기대효과가 존재하는 핵무기와는 달리, AI에 대한 투자는 그 결실이 불분명하다,

미국과 중국의 AI협력은 안보협력의 첩경이 될 수 있다. (사진=AP)

그렇기에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이 핵독점시대(전 세계에서 미국만이 핵기술을 보유하던 기간) 이후에야 무기가 아닌 발전용으로서의 기술을 강조하던 시절을 회상하면 이해가 쉽다. 현재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AI기술이 아슬아슬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이 시기가 새로운 규범을 만들기 적절한 시기다. 포린 폴리시 역시 “미국은 AI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규칙과 규범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 같은 경쟁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역시 “국가안보위원회의 보고서를 조금 더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AI 대화 채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러시아와의 공식 대화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AI를 동반한 안보조약은 냉전 시대의 군비통제 회담과 같은 전략적 안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의 연구자, 엔지니어, 기업의 AI 협력과 개발, 규칙과 기준에 대한 양자 간의 대화는 미중 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AI를 군비경쟁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데이터와 같은 핵심 AI 요소를 공유하고, 초국가적 비즈니스와 사회적 사안에 AI를 적용하는 데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늘날 AI의 활용은 대개 비즈니스나 안보에 대한 수요에서 기인한다. 반면 기후변화 억제, 재난대응력 향상, 회복력 향상, 유행병 발생 방지, 무력충돌 관리, 인간개발 지원에서의 활용 여부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협력과 투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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