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에 대항마 자처한 우아한형제들
-독일계가 일본 자본기업 지적하는 격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 본사 모습.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 본사 모습.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배송업체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인수합병(M&A) 소식을 알리며 매각 이유 중의 하나로 C사를 간접 지칭했다. 그러면서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본계 자본을 업은 C사의 경우 각종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다.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딸리는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IT업계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직역하면 C사가 외국계 자본을 통해 시장을 파괴하고 있어 이에 대항하기 위해 M&A을 진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우아한형제들이 DH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익명의 관계자를 등장시키면서까지 특정 업체를 공개 저격한 이유는 뭘까.

우선 배민과 C사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5월 C사가 영업 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하지만 분쟁조정을 거쳐 우아한형제들이 신고를 철회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C사의 시장 진입과 함께 배달 시장에서 한 차례 충돌이 있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일각에선 토종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던 우아한형제들이 외국 기업에 매각된 데 따른 여론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경쟁사를 비방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여론 악화를 의식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기업으로 팔린 마당에 C사가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회사라며 비방한 것은 적절치 않다.

굳이 따지자면 우아한형제들도 외국계 비중이 큰 까닭이다. 기존 이 회사의 투자 비중은 중국(35%), 미국(31.6%), 싱가포르(23.7%)가 주를 이룬다. 이에 회사 측은 이번 보도자료가 시장 설명을 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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