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 소량의 물로 전기에너지 생성하는 발전기 개발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모사하여,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 (그림=카이스트)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모사하여,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 (사진=카이스트)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물 몇 방울만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는 그간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발전기들이 외부 환경에 의해 제약받았던 상황을 극복할만한 결과다.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주지 않아도 쉽게 만들어지는 전기로 사물인터넷 분야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카이스트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소량의 물(0.15ml)이나 대기 중 수분을 자발적으로 흡수하는 조해성 물질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 교수 연구팀은 전도성 탄소 나노 입자가 코팅된 면(cotton)섬유 표면에 소량의 물을 떨어뜨리면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으로 나뉘게 되면서 작은 양의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물이 완전히 증발하기 전까지 수소 이온이 천천히 이동하며 약 1시간 동안 발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다만 물이 완전히 증발하게 되면 전기 발생이 멈추게 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물을 떨어뜨려야 하는 실용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대기 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한 후 천천히 방출하는 조해성 물질 중 하나인 염화칼슘(CaCl2)을 주목했다. 탄소 입자가 코팅된 면섬유의 한쪽 면에 염화칼슘을 묻혔는데 습도 20% 이상에서는 자발적인 수분 흡착으로 전력이 지속해서 유지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렇게 개발된 자가 발전기 6개를 직렬로 연결해 전압 4.2V, 에너지 밀도 22.4mWh/cm3를 얻어 LED 전구(20mW)의 불을 켜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발전기는 그간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기들이 외부 환경 요소에 제약을 많이 받는 것을 극복했다. 개발한 발전기는 20~80%의 습도 구간에서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 주지 않더라도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다양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움직이기만 해도 생기는 땀이나 대기 중 흩날리다 사라지는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조해성 염이 포함된 자가발전기는 일반 대기 환경에서 2주 이상 발전하는 성능을 보임을 확인했고, 사물인터넷용 지속 전력 공급원 또는 자가 발전기 크기 증대를 통해 이차전지를 충전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미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0월부터 수행된 이번 연구는 배재형 박사과정과 윤태광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1월 26일 자와 환경 분야의 권위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2월 호에 게재됐다. 관련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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