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각 정보 처리 및 판단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
- 연구 생태계 조성 위해 관련 오픈소스화 결정…연구원 개발 기술, 지금껏 누적 활용 1000만건 이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시각 인공지능이 CCTV화면에서 객체를 인식하는 기능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시각 인공지능이 CCTV화면에서 객체를 인식하는 기능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ETRI)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인간은 눈을 통해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뇌에 전달해 분석 및 판단을 하게 된다. 기존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성은 인간의 ‘두뇌’가 하는 사고 처리 과정 중심이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눈’이 하는 시각 정보의 수용과 ‘두뇌’가 하는 분석 및 판단이 모두 가능한 인공지능을 개발해 화제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과 양질의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며 연구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2일, 영상, 이미지 등의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여 정보 처리 및 판단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공개했다. ‘시각지능 백본 네트워크 기술’로 불리우는 시각 지능 기술은 1000여개가 넘는 사물에 대한 인공지능의 자체적 판단이 가능하다. 외국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시각 지능 기술보다 기술과 처리 속도의 측면에서 더욱 진보된 기술이라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툴 없이도 인공지능이 자체적으로 이미지 변환 과정을 판단해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는 기술(SC-FEGAN)도 함께 선보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진 속 인물의 머리스타일이나 악세서리 등을 자유롭게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편집이 가능하다. 낙서 등으로 이미지가 손상된 경우에도 손쉽게 그를 복구할 수 있는, 얼굴 사진에 특화된 인공지능 이미지 처리 기술이다.

연구원은 특히 관련 기술을 산학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 및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면 시각 자료를 통한 사물 검출, 객체 분할 인식, 안면 인식 등 다양한 이미지 처리 기능 구현이 가능해, 시각 인공지능의 핵심 제반 기술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술에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 만큼 시각 지능을 제반 기술로 한 다양한 산업 및 연구의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종열 시각지능연구실장은 “국내 시각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외국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ETRI의) 관련 기술을 공개해 국내 산·학·연이 보다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백본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쓰레기 투기 장면을 잡아내는 모습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백본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쓰레기 투기 장면을 잡아내는 모습. (사진=ETRI)

연구진은 시각지능 기술에 더해 인공지능의 학습에 필수적인 높은 품질의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데이터에는 전봇대, 신호등, 자동차 등 CCTV에 주로 녹화되는 도심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담겨있다. 기술 시연 과정에서 연구진은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영상 속 전봇대 옆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을 인공지능 스스로 추적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각 지능 기술과 함께 공개한 데이터에 대해 연구진은 “임의의 사물로 이뤄진 많은 양의 데이터보다 시각지능 구현 및 학습에 적합한 양질의 데이터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해 시각지능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목적 아래 지난해부터 관련 자료를 공개해오고 있으며, 현재 누적 데이터는 약 20만장에 달한다.

이번 시각 인공지능 기술 공개와 더불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다양한 제반 기술을 일반에 공개해 연구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연구원이 일반에 공개한 인공지능 관련 오픈 API는 지금까지 1000만건 이상 활용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산업체(42%), 대학교(33%), 개인(19%), 기타(6%)의 순으로 많은 활용이 이뤄졌으며, 오픈 API 일 평균 사용횟수는 2만 3천 건에 달했다.

박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국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관련 연구를 더 확장하기 위해서 기술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련 생턔계를 만들어보고 싶은 의도에서 (기술을) 공개하게 됐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에도 시각 지능 관련 핵심 기반 기술들과 고품질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다양한 사물 객체를 대상으로도 이미지를 쉽게 편집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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