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출시 전기차 ‘EQC 400’, 저온 주행가능거리 타사 전기차 대비 가장 낮아

벤츠가 지난 10월 출시한 순수전기차 ‘EQC 400’이 저온 주행가능거리가 타사 대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벤츠 홈페이지 갈무리)
벤츠가 지난 10월 출시한 순수전기차 ‘EQC 400’이 저온 주행가능거리가 타사 대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벤츠 홈페이지 갈무리)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 외제차 판매대수 1위(10월 기준)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가 전기차 부문에선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전기차의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교통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벤츠가 국내 최초 출시(2019년 10월)한 순수 전기차 ‘EQC 400’이 영하 7도일 때 한 번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171㎞로 나타났다. 이는 영상 25도일 때 309㎞의 절반(55.3%) 정도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국내 상용화된 전기차들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상 떨어지는 겨울철엔 차량 정비가 필수적이다. 낮아진 기온 탓에 열을 내는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 그만큼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미래차에 속하는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국내 전기차들의 경우 영상 25도 환경과 비교한 영하 7도에서의 주행거리 비율은 벤츠가 판매하는 전기차보다 높다. 현대차 ‘아이오닉’ 70.7%, ‘코나’ 76.5%, 기아차 ‘니로’ 78.7%다. 전기차 투자를 강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테슬라 ‘Model S’는 무려 84.7%다.

‘EQC 400’의 가격은 벤츠의 명성에 걸맞게 약 1억 1000만원을 호가한다. 그런데 이번 낮은 기온에서의 주행가능거리 비교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이나 명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등 미래차 이전 세대에선 타사의 추종을 불허한 벤츠지만 선제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노린 업체에 비해 배터리 제조업체와의 협업이나 설계 등의 과정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 모자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거 테슬라나 GM은 각각 ‘Model 3’나 ‘볼트EV’ 등 전기차 양산화 과정을 벤츠보다 일찍 거론해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벤츠에 대해 저온 주행가능거리가 타사 차종 대비 짧게 나타난 점 때문에 보조금지급규정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의 판도가 바뀔 수 있어 보인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에 밀려 만년 2위을 기록하는 BMW가 전기차 부문에서만큼은 벤츠를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전기차를 가장 먼저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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