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최성준 위원장 단통법 위반조사 2주째 침묵으로 일관 ‘봐주기’ 의혹 제기최위원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동창 이유로 단통법 무력화행위 지나치나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공권력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집행하기보다는 최고경영자와의 친분을 이유로 LG유플러스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사실상 통신사의 사활을 쥐고 있을 정도인 방통위의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위반에 대한 사실조사를 거부한 통신업계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의당은 LG유플러스가 단통법 위반에 대한 방통위의 사실조사를 거부한 것은 사실상 단통법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인데도 방통위는 이 같은 공권력도전을 대수롭지 않는 일로 여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봐주기’ 의혹이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LG유플러스의 공권력 항명사태가 불거진 지 벌써 11일이 지났지만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열흘이 넘도록 방통위의 조치가 사실관계 확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최성준 위원장과 방통위의 조사의지 자체를 의심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고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단통법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돼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방통위 조사관의 사옥 출입을 제지하는 등 사실조사를 거부했다.

그동안 방통위가 통신사의 요금까지 정할 정도로 통신 업무에 깊숙이 간여해 이익폭을 좌지우지해온 관행에 비추어 LG유플러스가 방통위의 조사를 거부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LG유플러스는 어떤 배경에서인지 이번에 공권력에 반발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추혜선 대변인은 “LG유플러스가 사상 초유의 공권력 도전 사태를 일으킨 것을 두고 언론에서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의혹이 생겨나고 있다”고 면서 “업계에 불필요한 신호를 던진 최 위원장이 사실상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이 이 문제와 관련 그동안 보여 온 언행을 보면 스스로 ‘봐주기’의혹을 불러일으킨 정황이 엿보인다. 그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경기고, 서울대 동창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와 관련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신중하게 행동해야할 입장이다.

하지만 최위원장과 권 부회장은 지난 2월 독대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를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LG유플러스에 대한 사실 조사 전날인 지난달 31일 신종철 방통위 조사관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10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때 최성준 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재홍 부위원장이 “LG유플러스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말이 있다. 방통위가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하자 최성준 위원장이 “빨간 색안경을 쓴 사람들은 모든 게 빨간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봐주기 논란에 관해 최성준 위원장은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관계확인”이라며 “지난 1~2일 LG유플러스가 어떻게 했는지 방통위에서 알아보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의혹을 털자면 LG유플러스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실시해 단통법 무력화시도에 대핸 응분의 제재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측은 “공권력에 도전해본 적이 없다. 단통법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방통위가 조사 7일 전까지 조사 기간, 이유, 내용 등에 대한 조사 계획을 사업자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단통법 제13조 3항을 근거로, 사실 조사 일주일이후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가 단통법이 이렇게 되어있으니 사실을 확인해달라고 한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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