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국내 첫 '인공지능 횡단보도' 설치
- 보행자 및 차량 속도 등 인식해 횡단 여부 판단…신호등 따로 없어

국내 최초로 경북 구미시에 설치된 지능형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모습 (사진=경상북도)
국내 최초로 경북 구미시에 설치된 지능형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모습 (사진=경상북도)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인공지능 혁명의 기세가 어느덧 도로 위 보행자에 까지 미쳤다. 8일, 경상북도는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국내 첫 미래형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어 보행자는 더 이상 녹색 신호를 지루하게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경상북도는 경북 구미시 옥계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인공지능 횡단보도는 실시간 도로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보행자의 안전한 도로 횡단을 책임진다. 횡단보도 좌우측에 설치된 여러개의 센서는 자동차나 보행자 등의 도로 변수들을 식별 및 분석해 가장 안전한 교통 신호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횡단보도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발 중인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스타트업이 평소에는 일반 도로이지만 보행자가 다가서면 불빛이 들어오면서 횡단보도로 바뀌는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 6월에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인공지능이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신호를 바꿔주는 신호등 200여개가 설치되기도 했다.

영국의 스타트업 엄브렐리움(Umbrellium)이 개발한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시연 모습 (사진=엄브렐리움)
영국의 스타트업 엄브렐리움(Umbrellium)이 개발한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시연 모습 (사진=엄브렐리움)

국내에서는 최초로 설치된 경상북도의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로 다가오면 센서가 이를 감지함과 동시에 건널목 주변의 차량 통행 상황을 분석한다. 곧 보행자가 횡단보도 출발선 가까이에 다가서면, 종합한 교통 상황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차량 운전자가 보행자를 식별한 것이 확인되고,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서 안전히 정차할 수 있을만큼 멀리 있는 것이 확인되면 도로 바닥의 횡단보도 가장자리에 흰색 불빛이 점등된다. 보행자는 흰색 불빛이 점등될 때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다. 횡단보도 주변에 별도로 설치된 도로 표지판에도 불이 들어와 운전자에게 보행자가 길을 건너고 있음을 재차 알린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30초, 1분 등 정해진 주기에 따라 신호가 변경되는 기존 횡단보도와 달리 교통 상황에 따라 수시로 횡단보도의 신호를 변경할 수 있어, 보행자가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거의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상북도는 설명했다.

경상북도 권미선 과학기술정책과 주무관은 "낮뿐 아니라, 야간, 눈이나 비가 많이 올 때도 도로 바닥에 그어진 횡단보도 선 테두리에 불빛이 점등되기 때문에 무신호 횡단보도나, 일반 신호등 방식의 횡단보도보다 보행자가 더 안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I 횡단보도 바닥 조명은 내구성 확보 등을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했다. 또 지능형 횡단보도 기술은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로 일상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든 우수 정책 사례로 선정돼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제1회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에서 미리 선보여진 바 있다. 경상북도는 이달 말까지 지능형 횡단보도의 시범 운영을 이어간 뒤, 효과를 살펴 확대 운영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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