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 공급 해결책 제시하며 기존 스마트 렌즈 한계 극복
- 공동 연구진, “구부리고 착용하고 보관해도 정상 작동”
- 증강·가상현실 등 스마트 렌즈 활용 양상 확대 기대

무선충전용 회로-슈퍼커패시터-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렌즈 이미지 (사진=한국연구재단)
무선충전용 회로-슈퍼커패시터-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렌즈 이미지 (사진=한국연구재단)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눈에 착용한 상태에서도 무선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 개발에 성공했다. 렌즈에 탑재된 베터리는 착용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전원 공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스마트 렌즈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공동연구팀은 8일, 급속 무선 충전이 가능한 전원 장치를 콘택트 렌즈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스마트 렌즈는 전원 공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체내에 흐르는 전류를 통해 바이오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콘택트 렌즈를 통한 사진 촬영이나 가상현실 구현은, 같은 이유로 ‘스마트 안경’과 같은 외부 장비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배터리가 내장된 독립형 콘택트 렌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명확한 전원 공급 방식은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무선 충전’이 가능한 콘택트 렌즈는, 전원 공급이라는 스마트 렌즈의 치명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어서 그 활용 방안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팀은 상용되는 소프트 콘택트렌즈 물질을 기판으로 렌즈 크기에 맞게 무선충전에 필요한 전자소자들을 초정밀 인쇄공정으로 그려 넣었다고 밝혔다. 초정밀 인쇄 공정을 거쳐 안테나-정류회로-슈퍼캐패시터로 이뤄진 무선충전 전원과 LED디스플레이를 결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렌즈의 구부러질 때 소자가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고 충전용 단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 착용시 감전 위험도 없앴다.

연구팀은 무선충전회로가 콘택트렌즈에 탑재될 정도로 작은데도 불구하고 LED 디스플레이를 구동시켜 빛을 내는데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실제로 사람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무선충전이 되는 것과 스마트 콘택트렌즈 내 LED 디스플레이를 작동할 수 있도록 전력이 공급되는 것도 확인했다. 또 렌즈 작동과정에서 발열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렌즈 모양이 변하거나 눈물 및 보관액에 담겨져 있을 때도 기능을 유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렌즈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기능하기 위한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향후 스마트 렌즈 개발의 방향성은 생체 모니터링을 넘어선 증강·가상현실 구현까지도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연세대 박장웅 교수도 “착용 가능한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전자회로를 탑재하면서 디스플레이, 바이오센서와 같은 다양한 전자장치의 구동이 가능해져 AR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스마트글래스와 유사한 기능을 외부 디바이스를 착용하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어, 해당 기술이 향후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 기술개발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같은 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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