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M 개발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
- '감정 파악' 기능 탑재하며 우주비행사 '조수' 수준에서 '대화 상대'로 발전

독일항공우주센터(DLR)의 사이먼 프로젝트 디자이너들이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독일항공우주센터)
독일항공우주센터(DLR)의 사이먼 프로젝트 디자이너들이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독일항공우주센터)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인공지능의 활동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확장됐다. 만화에 나올 법한 표정을 지은 채 약 5㎏ 무게의 둥근 모양새를 가진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5일, 화물선 ‘드래건(CRS-19)’호를 우주로 쏘아올렸다. 화물선 안에는 맥주 제조기와 같은 색다른 화물에 더해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가 실렸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이 우주로 보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먼2는 향후 3년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생활을 도울 예정이다.

IBM과 에어버스(Airbus)사가 함께 개발한 사이먼2는, 이미 지난해 우주를 방문한 바 있는 ’사이먼’의 후속작이다. 당시 사이먼은 독일의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Alexander Gerst)의 “깨어나라 사이먼”이라는 명령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답하며 인공지능 로봇의 임무를 시작했다. 사이먼은 우주비행사들을 따라다니면서 일상적인 일을 보조하는 수준의 임무를 수행했고, 우주선 안에서의 복잡한 절차 등을 물으면 화면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알려주기도 했다.

다만 사이먼은 임무 수행 중 우주비행사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몇가지 버그들이 발견되며 온전히 기능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이먼과 함께 우주에서 생활했던 독일의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Alexander Gerst)가 사이먼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하자 사이먼은 되려 명령을 거부하며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불쾌한가요?”라고 되물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사이먼2의 전신 사이먼이 독일의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Alexander Gerst)와 함께 대화하는 모습 (사진=유럽우주국, ESA)
사이먼2의 전신 사이먼이 독일의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Alexander Gerst)와 함께 대화하는 모습 (사진=유럽우주국, ESA)


사이먼2는 몇가지 오류를 나타냈던 사이먼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우주비행사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적으로 탑재한 뒤 우주로 향했다. 에어버스의 사이먼2 프로젝트 담당자인 틸 아이젠버그(Till Eisenberg)는 “사이먼2는 더욱 향상된 음성 인식 기능과 더욱 발전된 방향 감각 기능을 탑재했다”며 “AI 역량과 안정성도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사이먼2의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우주비행사들과 협력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둔 채 진행됐다. IBM사의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의 말투 분석(Tone Analyze) 기능이 탑재된 것이 대표적인 개선 사항이다. 왓슨의 말투 분석 기능은 주어진 텍스트를 분석한 후, 해당 정보들을 감정, 글쓰기 스타일, 사회 성향 등 3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사이먼2도 글 또는 음성으로 전해지는 텍스트에서 감정 및 발화 의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IBM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에 ‘조수’ 수준에 머물렀던 사이먼은 우주비행사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대화 파트너’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사이먼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부터 IBM과 에어버스사가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사이먼2 안에는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을 통한 음성 및 시각적 인식 기능이 탑재되어있다. 또 지구에 위치한 IBM과의 통신 연결을 통해 사이먼2는 지속적으로 훈련을 거듭하게 되고 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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