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정당 신뢰도 각국서 하락세...대체로 15% 정도
-아랍바로미터 “이슬람교 반대 아닌 종교지도자에 대한 반대”

아랍세계 사람들이 이전보다 이슬람교를 덜 믿는다는 조사가 나왔다 (사진=AP)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중동국가의 국민들 사이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정교일치’의 통치이념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대들은 실제로 “이슬람교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레바논에서도 “이슬람에 대한 반대, 기독교에 대한 반대, 국가를 위한 반란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레바논은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교세가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경우 종교 지도자들을 비판할 뿐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기사에서 “아랍세계 전역에서 종교 정당과 그들을 권좌에 앉히는데 도움을 준 성직자들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인 아랍 바로미터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모든 국가들에서 자국의 종교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011년 이후 3분의 1 이상 떨어졌다. 대체로 15퍼센트 수준이다. 종교정당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이라크인의 비율은 51%에서 78%로 뛰었다. 종교정당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눈에 띈다. 2013년의 35%에서 작년에는 20%로 떨어졌다.

종교 지도자들은 집중적인 비난의 대상이다. 2013년에는 응답자의 약 51%가 ‘매우’ 혹은 ‘대체로’ 종교 지도자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작년 이 수치는 40%로 줄어들었다 종교 지도자들이 정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랍인들의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아랍 바로미터의 마이클 로빈스는 “종교 지도자들은 종종 정권에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시민들은 더 이상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종교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랍인의 비율은 2013년 8%에서 13%까지 올랐다. 튀니지인의 경우 절반, 리비아인은 3분의 1, 알제리인은 4분의 1 이집트인의 5분의 1 정도다. 그러나 실제로 이슬람교에 회의적인 교인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가령 이라크인의 절반 가까이가 스스로를 ‘종교적’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013년의 39%에서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금요일 기도에 참석한다는 비율은 33%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