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애플과의 저작권 분쟁

- 배터리 발화, 발연 사고로 휘청

-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 및 경기침체

-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 등 중국 내 늘어나는 경쟁업체들

(중국 니오(NIO) 전기차 ES8.)
(중국 니오(NIO) 전기차 ES8.)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이의 원인을 두고 ‘시장에 거품이 껴 있다’서부터 ‘일시적 부진이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하락세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2GWh로 전년동기대비 35.5% 감소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곧 전기차 판매량을 뜻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곧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의 약세를 의미한다. 이에 시장의 초고속 성장을 예측하여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중국 억만장자들은 자연 울상이다. 전기차 시장에 닥친 한파의 원인을 두고 저작권 분쟁,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 경기침체 등 여러 말이 오간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전 수장 마윈 회장은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지분 10% 이상을 매수했다. 이는, 샤오펑을 통해 차량 기반 인터넷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게 마윈의 계획이었다. 그리고 샤오펑은 첫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3를 출시하여 올해까지 약 1만1940만대 차량을 판매했으며 다수의 국내, 국제 기업과 MOU를 통해 제조 시설을 확장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기술탈취 혐의로 샤오펑으로 이직한 전직 직원에게 이직하기 전 자사 오토 파일럿 기술과 관련된 파일 30만건 이상을 복제한 건으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저작권 문제가 발발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미국 수사당국이 샤오펑으로 이직하려는 전직 애플 엔지니어를 기소했다. 애플이 보유한 자율주행차 회로기판의 비밀 청사진을 개인 랩톱에 다운로드하는 등 영업 기밀을 훔쳐서 샤오펑에 공유하려 했다는 혐의다. 이렇듯 타사와의 저작권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마윈 회장의 샤오펑 전기차에 IOT를 결합하는 복안은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 텐센트 마화텅 회장이 투자한 일명 ‘대륙의 테슬라’ 니오(NIO)도 판매량 하락과 자금 부족 등으로 궁지에 몰려있다. 니오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상승 가도를 달렸지만, 올해 발생한 배터리 발화·발연 사고 등으로 판매 실적에 급제동이 걸려, 지난 2분기에만 4억69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텐센트가 1억 달러를 긴급 수혈했지만, 그달 직원의 20%를 구조 조정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또한, 중국 정부는 내년 이후 전기차 보조금 완전 폐지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데 이 또한, 경기침체 확산과 더불어 현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이유라는 분석이다. 니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많은 전기차 업체들은 보조금 삭감 이후 매출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불안요소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이 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양산을 시작했고, 독일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중국 내 연간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100만대로 잡고 있다. 또한, 현대차 그룹 역시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친 환경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존재 또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DBS그룹홀딩스의 레이첼 미우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등 시장 위협 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어 현지 전기차 판매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올해 중국의 누적 배터리 사용량 성장 폭이 대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부진은 중국발 변수로 인한 일시적 조정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환경 규제로 장기적으로는 전통적인 내연차 수요가 줄고 전기차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기회로 중국의 군소 배터리 업체 및 부실한 전기차 업체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다시 발돋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상반되게 갈리는 가운데, 향후 중국 전기차 시장의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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