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지갑 팔아놓고 피해자, 고객, 언론 대응 불성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구찌 매장에서 구입한 지갑을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타인의 주민등록증과 은행 보안카드 등이 들어있었다.’ 

3일 오전 네이트판 게시판에서 삭제된 게시 글은 1일 오후 7시 33분쯤 해당 백화점 매장에서 여성 반지갑과 남성 반지갑 총 2개를 134만원을 주고 구입한 한 소비자의 주장이었다.  

이 사연은 복수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국내 최고 명성 백화점의 신뢰를 깰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니 백화점 측으로서는 신속히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물론, 일반 고객과 언론에도 자초지종을 자세히 밝히고 재발 방지책도 내놔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해야하는 신세계백화점 홍보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너무 안이한 인식과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최고 명성백화점 홍보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피해자의 환불요구에 대해서는 해당 매장을 방문해서 받으라는 식의 오만한 태도였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해명도 미흡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상품은 직원의 실수로 반품상품이 새 상품으로 나간 것 같다. 원래 그렇지 않은데 개인의 착오였고 구찌점에서는 바로 환불조치하고 고객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무슨 내막인지 이번 사안에 대해 신세계백화점은 사건을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모든 책임을 그저 판매장의 직원 개인 잘못으로 돌리고 만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새지갑 속에 타인의 신분증 등이 들어있고. 이것이 시스템적으로 체크되지 않았을까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이런 직원의 실수로 헌 제품이 새 제품으로 둔갑해 판매된 사례는 없을까. 소비자들로서는 회사 측이 반품된 제품을 새제품인양 파는 것을 묵인이나 방조해온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들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도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과 구찌 매장의 해명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위기 시 홍보의 제1원칙은 ‘진실을 신속히 알리라’는 것이다. 또 잘못에 대해 명백히 사과하고 보상하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사태를 어물쩍 넘길 수 있다고 볼지 모른다. 하지만 홍보팀이 제 역할을 하지 않을 수록 소비자들의 불신은 쌓여갈수 밖에 없다. 이런 불신이 쌓이면 언젠가 홍보실이 회사를 진짜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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