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젊은이들, 자동차, 가구, 아이폰 등 모든 것 렌털해 사용
-“공유문화는 기존틀에서 벗어나려는 젊은이들의 자유 상징”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우버와 위워크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가구와 휴대폰, 심지어는 의류까지 대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 뭄바이에 사는 스판단 샤르마 씨는 가구에서부터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되도록 모든 것을 렌털해 쓴다. 인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르마씨처럼 아파트, 자동차, 심지어 의자까지 소유보다는 빌려쓰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샤르마씨는 “내 또래의 밀레니얼 세대 젊은이들은 자유로워지고 싶다. 안정적으로 여겨지던 가치는 오늘날 구속의 상징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가구를 빌린다는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신다. 두 분은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신 적이 없다. 장기적으로 가구를 임대하는 것보다는 구입하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달에 4247루피(약 7만 원)에 가구와 냉장고, 전자레인지를 빌렸다.
 
샤르마씨만 ‘임대 인생’을 사는 건 아니다. 수만 명의 인도 젊은이들이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인도 기업들 사이에서도 임대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반디타 모라카는 2017년 비영리 페미니스트 단체인 ‘원 퓨처 콜렉티브’를 설립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것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일회성 지출을 아꼈고, 그 결과 25명의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 있었다. 그는 “심지어 노트북까지 모두 대여했다”며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인도 최대의 물물교환 및 대여서비스 렛츠바터인디아(Lets Barter India)의 공동CEO인 푸자 바야나와 사힐 딩그라 (사진=렛츠바터인디아)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모빌리티 앱에서부터 공유 오피스까지 공유경제는 2025년이 되면 연간 3350억 달러(약 4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에서는 렌트 더 런어웨이(Rent the Runway)와 눌리(Nuuly) 같은 업체들이 의류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트폰을 이용해서 BMW를 빌려서 탈 수 있다.

인도는 임대사업이 가장 호황을 보이는 국가 중 하나다. 최근 몇 년 동안 퍼렌코, 렌토모조, 그랩온렌트와 같은 가정용품 대여 업체들이 크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심지어 보석 대여 앱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가계수요가 부진하면서 자동차 부문을 포함한 소매 판매가 급감했다”며 “그 대안으로 인도에서는 렌트 사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컨설팅회사인 리서치 네스터(Research Nester)에 따르면 2025년까지 인도의 가구 임대 시장 규모는 약 2조2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투모조의 설립자인 기탄쉬 바마니아는 “우리는 30개월 이내에 주문이 100만 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투모조는 가구와 가전제품, 아이폰, 구글 홈(Google Home)과 아마존 에코(Amazon Echo) 같은 스마트 가정용 기기, 체육관 장비 등을 대여한다. 한편 바마니아 설립자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스마트폰 임대 서비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아지트 카림파나가 2012년 설립한 퍼렌코는 1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고, 2023년까지 3억 달러(약 3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카림파나는 AFP에 “소비자의 전반적인 행동 패턴이 소유에서 임대로 전환하고 있고, 특히 이런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도 2020년 사업장 일부에서 임대사업 모델을 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임대 서비스로의 전환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앞서 말한 샤르마씨의 아버지는 29세 때 결혼해서 돈을 모아 아파트와 자동차를 구입했다. 하지만 사르마는 ‘경험에 투자’하는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꿈꾼다. 그는 AFP에 “아버지 세대에서는 7년 동안 5개의 서로 다른 도시에서 산다는 건 꿈도 못 꿀 이야기였다”며 “그러나 이는 내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샤르마 씨는 이와 함께 가구임대 서비스 중 일부는 무료 이사 서비스도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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