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트 장원영 박사와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 급속 사용시 전극 소재 변형과 전기화학 성능 저하 규명 플랫폼 구축
-배터리 설계 단계부터 폭발 위험 제거하는 가이드라인…용량과 안전성 밸런싱 최적화

전기자동차가 급가속 등 고출력으로 주행할 때, 전지의 성능이 감소하는 현상 이미지 (사진=키스트)
전기자동차가 급가속 등 고출력으로 주행할 때, 전지의 성능이 감소하는 현상 이미지 (사진=키스트)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전기차 배터리 폭발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을 찾아내는 분석 플랫폼을 처음으로 구축했기 때문. 배터리 설계 단계부터 위험 원인을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4일 키스트는 “키스트 에너지저장연구단 장원영 박사와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의 급속한 사용 시에 전극 소재의 변형과 전기화학 성능 저하 정도를 규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은 최근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배터리 제조사와 차량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동력원인 리튬이온전지의 우수한 성능 및 수명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를 위해선 전지의 성능(에너지밀도) 저하가 없는 고출력 장수명의 전지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는 기존의 소형 리튬이온전지와는 다르게 급가속 등 고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해야 한다.

고출력으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게 되면 전지가 급속도로 방전되게 된다. 이렇게 급속하게 충·방전되는 조건에서는 완속 충·방전 시에 얻을 수 있는 전지의 용량보다 훨씬 줄어들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고출력의 충·방전의 반복은 결국 리튬전지의 수명을 크게 감소시킨다. 이는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었다.

이에 키스트 장원영 박사 연구팀은 2년 전 연구에서 3원계(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 물질 소재를 분석한 바 있다. 당시 리튬이온전지를 급속으로 충전할 때 일어나는 전지의 성능 저하를 분석할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어 연구팀은 이번에 다른 양극 물질인 ‘하이-니켈계 소재(NCA)’를 분석했다. 이에 배터리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빠르게 방전될 때 일어나는 성능 저하를 규명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이튬이온전지의 급속 충‧방전 등 전기차의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작동 오류 및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전극 소재의 변형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투과전자현미경 분석기법(고분해능 이미징 기법, 전자에너지 분광분석법, 전자회절 분석법 등)을 활용했고 각각 마이크로·나노 스케일에서 전극 구조를 관찰·분석했다.

이를 통해 급가속 등의 빠른 속도의 방전 현상은 양극으로 전달되는 리튬이온의 양을 제한했다. 이 결과 불완전하게 회복된 전극 물질의 내부 변형이 결국 전지 용량 감소와 수명 단축의 요인임을 밝혔다. 특히 고용량 사용을 위하여 고전압으로 충·방전을 하게 되면 이러한 전극 구조의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짐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성능 저하로 이어지는 전극 내부구조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초기변화를 다양한 범위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지 소재의 성능 저하 분석 플랫폼을 확립하는 한편 전지 소재의 성능 저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장원영 박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가 소재로 치환을 할 경우 용량이 나오는 대신 안전성이 떨어진다. 또 안전하게 가려고 하면 용량이 안 나온다. 이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제조를 할 때 설계와 관련) 양분되어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이번에 한 연구는 실제 코발트(고가 소재) 대신 니켈(저가 소재)로 치환할 때 용량과 안전성 모두 확보되는지 여부를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 박사는 “배터리 소재와 관련 성능면에서 우수하지만 안전성이 떨어지는 지 여부 등을 알려주는 등 밸런싱 최적화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분석을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닌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키스트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ngewandte Chemi’(JCR 분야 상위 9.59%) 최신호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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