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운하에서 3년째 시범사업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86% 가둬
선박 및 해양생물에는 아무 피해 없어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는 처리되지 않은채 바다로 흘러들어가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바다 생물을 죽이는 세계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공기방울 장벽을 이용해서 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간단하게 가둬두는 방법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했다.

암스테르담을 흐르는 운하 (사진=위키피디아)
암스테르담을 흐르는 운하 (사진=위키피디아)

암스테르담 웨스터덕(Westerdok) 지구의 운하를 따라 산책하면, 운하 가장자리에 보기 지저분한 쓰레기가 모여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잘된 일이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플라스틱이 한군데 모였으니 처리가 오히려 쉬워지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공기방울 장벽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걸린 것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운하 바닥에 압축공기를 내뿜는 관을 설치했다. 이 관에서 나온 공기방울이 물위로 솟아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공기방울 장벽을 만든다. 공기방울은 배의 운행을 방해하지도 않고, 수생식물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공기방울은 그저 쓰레기가 바닷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면서 물속에 있는 쓰레기를 수면으로 띄워 주는 역할도 한다.

운하에 설치된 공기방울 장벽 (사진=The Great Bubble Barrier)
운하에 설치된 공기방울 장벽의 원리 (사진=The Great Bubble Barrier)

이 공기방울 장벽은 게다가 물속의 산소 수치를 높여주고 해로운 녹조가 발생하는 것도 막아준다고 한다.
공기방울 관은 물 흐름과 직각으로 놓여있지 않고 비스듬하게 놓여있다. 이것이 쓰레기를 운하의 한쪽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쓰레기 회수에 도움을 준다.

쓰레기 수거선은 매년 42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 도시 운하에서 제거하는데, 공기방울 장벽의 효과가 입증되면 더 쉬운 방법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 시범사업은 암스테르담 운하가 촘촘하게 얽혀 있는 아이셀(IJsel)강에서 실시되고 있다. 아이셀 강은 암스테르담 운하가 촘촘히 이어진 강이다.

이 시제품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평균 86%를 붙잡아서 북해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스테르담의 플라스틱 폐기물 오염 정도와 종류, 장벽 자체의 효과를 모두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범사업은 네덜란드의 스타트업인 '위대한 버블 장벽' (The Great Bubble Barrier)이 개발한 것이다. 이는 물속 건물 근처에서 기름 유출과 소음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된 버블 장벽과 유사한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공기방울 장벽 평면도 (사진=The Great Bubble Barrier)
공기방울 장벽 평면도 (사진=The Great Bubble Barrier)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이 세계 해양에 남게 되는데, 이는 '분당 쓰레기 트럭 1대 적재량'과 맞먹는다.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2015년 연구 논문은 2010년도에는 480만t에서 1270만 t 사이의 수치를 나타냈다.

만약 그 쓰레기의 많은 부분이 강을 통해 운반된다면, 이와 같은 거품 장벽은 이론적으로 해양 쓰레기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크기에 상관없이 문제를 일으킨다. 해양 생물은 커다란 플라스틱 조각에 얽혀 죽을 수 있다. 작은 조각들은 해양생물이 섭취해서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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