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김태성 교수팀, 소금물 이용해 용액 내부 미세입자 움직임 조절하는 소형장치 개발
-외부 동력 없이도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 환경상태 진단 적용에 용이할 전망

(a) 미세유체 채널 장치 모식도. (b) 실제 장치의 사진(왼쪽 위)과 나노 채널의 크기 (그림=유니스트)
(a) 미세유체 채널 장치 모식도. (b) 실제 장치의 사진(왼쪽 위)과 나노 채널의 크기 (그림=유니스트)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외부 동력 없이도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직접 환경상태를 진단하는 일에 적용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들은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용액 내부의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를 만들어냈다.

28일 유니스트는 “유니스트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의 김태성 교수팀이 이 장치를 개발했다”면서 “용액 내부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라고 밝혔다. 이 장치의 장점은 순수하게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서 비롯된 힘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 장치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가 뒤섞인 세포에서 특정 성분만 골라내 분석할 때나 오염수 성분을 파악할 때 등에 적용 가능하다. 또 반도체에 쓰이는 양자점 재료를 합성해 똑같은 크기만 선별하는 상황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늘고 있다. 이에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도 많아졌다. 하지만 그동안 고압의 환경이나 전자장치 같은 외부장치가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전해질 이온의 농도차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을 조절해 전하를 띤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 기술’을 미세유체 장치에서 구현했다. 확산영동 기술에서 미세입자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을 받는다.

양이온의 확산 속도가 빠른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전기장의 방향이 반대가 된다. 미세입자가 이온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힘이 생긴다.

연구팀은 이온만 통과 할 수 있는 직경을 갖는 ‘나노채널’을 이용했다.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 두 가지 힘을 효과적으로 제어 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미세입자에 작용하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의 방향이 같으면 입자가 농축된다. 또 두 힘이 반대방향이면 전기력에 의해 농축된 미세입자가 추출 된다.

이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소금물 내부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를 1시간 동안 300배 농도로 농축하는데 성공했다. 또 전해질 종류를 바꿔 전기장 방향을 반대로 돌리자 농축된 미세입자를 10분 내로 추출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태성 교수는 “전해질 이온을 미세하게 조절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학문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이 장치는 제작과 작동이 간편하고 외부 동력도 필요 없어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직접 환경상태를 진단하는 일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나노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0월 10일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중견연구, 기초연구실)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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