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문책성 인사 단행...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박동운 사장등 60대 '실적부진' 경질
-현대백화점 본사·계열사 CEO 대거 50대 ‘젊은 피’로 수혈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유통가에 경영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대표를 전격 교체한 이후 이번엔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진이 대거 물갈이 된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말이 좋아 세대교체지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뒷말이 나온다. 

◇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진 대거 ‘물갈이’ 시작

25일 내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 내용에 따르면,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은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승진, 기용됐다.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기존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등은 경영에서 떠난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60년대 생의 젊은 경영진이 전면 포진됐다는 점이다. ‘젊은 피’를 앞세워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중으로 보인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와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김민덕 한섬 사장은 각각 1960년, 1962년, 1967년생으로 50대 젊은 경영인이다. 

다만 회사 측은 전문경영진 최고 자리인 부회장직을 당분간 비워두기로 했다. 그간 50년대생 경영진으로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했다는 게 현대백화점그룹 측의 설명이다.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신임 대표이사 사장, 김민덕 한섬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신임 대표이사 사장, 김민덕 한섬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말이 좋아 세대교체…사실상 ‘문책성 인사’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실상 사업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로 여겨진다. 현대백화점 전체 실적은 그리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가량 감소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 점포 실적이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동안 알짜 사업으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신통치 않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면세점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 9월 한화갤러리아가 여의도 면세점 면허를 반납했고 두산도 수백억원 적자에 못 이겨 결국 시내면세점 사업을 철수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 사업 ‘빅3’ 업체를 제외하곤 신통치 않은 셈이다. 

익명의 재계 관계자는 “구매력, 브랜드에서 앞선 ‘빅3’ 면세점 고객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만큼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유통업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자칫 두산, 한화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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