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독성 T세포 숫자가 월등히 많아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 보다 다수
일본 리켄연구소 초장수 노인 조사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110세 이상을 사는 수퍼센테나리언(supercentenarian)은 아주 특별한 면역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초장수 노인들의 특별한 유전 세포

초장수 노인들이 가진 특별한 면역 세포는 젊은이들에게 드물다고 일본 리켄(RIKEN)연구소가 발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10번째 생일에 도달하지 못한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살까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일본 리켄 연구소는 이 특별한 사람들의 면역 체계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장수하는 노인들은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에서도 보기 드문 특정한 유형의 면역 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대 의학의 세계에서도 110세 이상을 사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세계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1,000명 미만이라는 추정치도 있다. 2015년 일본의 경우 100세 이상 인구가 6만1,000명을 넘었지만 110세 이상은 146명에 불과했다.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전의 연구들은 110세까지 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평생 동안 암이나 감염과 같은 질병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10세를 넘는 초장수 노인들은 세포독성 T세포(푸른색)의 비율이 사진 오른쪽 위 처럼 높게 나타났다. (사진=리켄 연구소)
110세를 넘는 초장수 노인들은 세포독성 T세포(푸른색)의 비율이 사진 오른쪽 위 처럼 높게 나타났다. (사진=리켄 연구소)

◇ T세포 비중 80% 일반인 상회

일본 리켄 통합의학연구소(IMS)와 게이오대학 연구원들은 초장수 노인들의 면역체계를 조사하고 그것을 젊은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7명의 초장수 노인들에게서 4만 개의 세포를 채취하고, 50대 부터 80대 까지의 연령층인 5명에게서 2만개의 세포를 얻었다.

초장수 노인들의 면역세포와 젊은 대조군의 면역세포 사이에는 몇 가지 큰 차이가 있었다. 초장수 피실험자들은 병원균과 싸우기 위해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인 B세포가 적었지만 면역체계의 발병인 T세포의 수는 거의 같았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대조군에 비해, 초장수 노인들은 어느 특정한 T세포를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세포를 죽이는 세포독성(cytotoxic) T세포는 대조군 사람들의 경우 전체 T세포 중 10~20%를 차지하는 반면, 초장수 노인들은 T세포의 최고 80%가 바로 이 세포독성 T세포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특별한 세포가 어디서 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세포독성 세포는 CD8라는 마커를 가지고 있는 반면, CD4 마커를 가진 다른 세포들은 세포독성이 없다.

110세가 넘는 초장수 노인들은 자기만의 면역방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10세가 넘는 초장수 노인들은 자기만의 면역방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노화, 건강 새로운 접근법 제시

연구팀은 나이든 사람들이 CD8 양성 세포를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대신에, 그들의 CD4 양성 세포가 세포독성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 후 연구팀은 젊은 피실험자들의 세포를 검사했고, 세포독성 CD4 세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초장수 노인들이 나이에 비해 '젊다'는 면역체계를 갖추기 보다는 실제로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노화의 후반기에 적응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두 명의 초장수 노인들의 혈구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이 세포가 하나의 조상 세포의 복제 세포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 대상자가 아주 적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화의 건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피에로 카닌치(Piero Carninci)는 "젊은 사람들도 흔치 않은 이런 종류의 세포는 종양과의 싸움에 유용하며 면역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오래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감염이나 암과 같은 조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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