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선포 후 ‘수익성 개선’ 제1목표로 선회
-조정 순차입금 11조1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44% 급증
-신현재 사장 재무구조 개선위해 부동산 등 매각추진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CJ제일제당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수익성 개선을 제1목표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그간 10대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몸집키우기’에 너무 많은 돈을 써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CJ제일제당의 조정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7000억원에서 6월 말 11조1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44% 늘었다. 이중 1년 내에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금액은 약 5조원에 이른다. 

◇ 인수합병에 총 2조4000억원 투입 

그 원인은 막대한 자금 투자에 있다.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해 라이신 및 핵산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2년 후인 2016년부터는 미국 냉동식품 회사인 쉬완스를 1조5000억원에, 브라질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인 셀렉타를 2100억원에 차례로 인수했다. 이는 바이오 및 식품·사료부문을 강화하는 효과를 냈지만 불어난 차입금 문제는 골칫거리다.   

이에 따라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불어난 재무 부담을 덜어줄 해법으로는 인수합병(M&A) 또는 매각이 유력하다. 일단 M&A 효과는 아직 요원한 상황인 만큼 CJ제일제당의 유휴자산(군사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는 재산)을 올해 안에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사의 유휴자산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와 영등포 제분공장이다. 가양동 부지는 최대 1조원, 영등포 제분공장은 약 2000억원의 시장가치가 있는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가양동의 경우 호반건설 등이 본 입찰에 참여했지만 가격 외에 연내 매각 가능성 등의 이유로 회사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쉽게 고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가 한미학술대회에 참석한 재미 과학기술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왼쪽 세번째)가 한미학술대회에 참석한 재미 과학기술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 재무구조 개선해야 할 ‘신현재號’

신 사장은 상황에 따라서는 약 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생물자원부문도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 다만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실적이 좋지 않아 연내 매각은 쉽지 않다. 앞서 7월부터 CJ제일제당은 국내 사료사업 부문인 생물자원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법인명은 ‘CJ생물자원 주식회사’로 영문 사명은 ‘CJ 푸드앤케어’다.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신영수 CJ제일제당 생물자원본부장이 각자대표 이사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영등포 제분공장의 경우 아직 가동 중에 있다”며 “공장 가동이 없는 가양동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사장은 재작년 11월 사장 승진과 함께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지난해 쉬완스 인수를 추진해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인수에 따른 차입금 문제를 해결해야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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