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없는 주식·부동산투자 대신 소비재에 투자
-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 정가의 5000배로 거래

중국의 운동화 투기현상. (사진=나이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요즘 중국에서 가장 활기를 띄는 투자 상품은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의 운동화다. 이들 브랜드와 유명 뮤지션, 혹은 운동선수들이 합작해 만든 한정판 제품에 대한 수요 덕에 시장 전체적으로 ‘거품’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운동화는 정가의 5000배 가까이까지 팔린다. 결국 정부 당국도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AFP는 최근 기사를 통해 나이키 에어 조던 운동화를 사러 300㎞를 달려왔다는 한 구매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에 따르면 “운동화 시장은 더 이상 소수의 팬들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투기꾼들이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돈으로 정가 20만~50만원에 팔리는 고가 브랜드의 농구화는 온라인에서 5000배까지 거래된다. 한 관계자는 ”에어 조던이나 미국래퍼 카니예 웨스트와의 콜라보 제품인 아디다스 이지(Yeezy) 등 인기 브랜드의 시세차익만을 노리면서 한 달에 5만 위안(약 830만원)을 버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이러한 운동화 사재기 열풍이 특히 심한 이유를 두 가지로 꼽는다. 우선 워낙 마이클 조던과 같은 NBA 스타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았다. 신화통신의 경우 마이클 조던 같은 스타들은 중국에서 필요 이상으로 ‘우상시’된다는 분석까지 내놓은 바 있다.

거기에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농구 인기가 높다. 중국의 유망주가 NBA에 진출하기라도 할 경우 농구는 순식간에 중국의 ‘국기’로 자리매김한다. 애초에 농구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관련 의류나 신발 등의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에선 운동화 거래 중개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나이키)

둘째로 중국의 규제당국이 주가의 변동 폭을 제한한 점을 들 수 있다.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이 못 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젊은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운동화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덕에 포이즌(Poizon) 같은 운동화 거래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이즌의 연간 매출은 150억 위안(약 2조5000억 원)에 이른다. 미국 최대 운동화 거래 사이트인 스탁엑스(StockX) 매출액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포이즌과 나이스(Nice) 같은 플랫폼은 국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최근 수억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세계 시장도 중국 신발 시장의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스탁엑스의 경쟁사인 GOAT는 7월에 중국의 메시징 플랫폼인 위챗에 앱과 비슷한 미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스탁엑스 경영진도 중국 시장 공략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당국도 화들짝 놀랐다. 지난달 중국인민은행 상하이 지사는 운동화 투기로 인한 금융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관영언론도 이러한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아이미디어의 한 연구원 역시 “중국 증시가 별 매력이 없고,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많이 끼었다”며 “투자자들이 소비자 부문 투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신화통신도 ”(사태가 지속될 경우) 머지않은 시간 내에 정부가 규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