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제로’ 내세워 주택조합원들 ‘표심’ 공략

대림산업 본사 전경.
대림산업 본사 전경.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서울 강북 지역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놓고 ‘메이저 건설 3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들이 사활을 건 수주전에 돌입했다. 연내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장 중 가장 알짜 물량으로 평가받는 한남3구역은 총 사업비 7조원 중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한다. 이곳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이들 ‘메이저 건설 3사’들은 이주비 대출, 임대주택 제로 등 파격적인 입찰 제안서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으려 하고 있지만 허울뿐인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대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과 변수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아크로 한남 카운티’ 내세워 조합원들 유혹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단지명을 ‘아크로 한남 카운티’로 정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크로 한남 카운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성급 호텔 벨라지오 및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설계 그룹 저디(JERDE) 등과 협업해 특화설계안이 만들어졌다.  

특화설계안에서는 기존 조합안 보다 한강조망 세대가 최대 1528가구 더 확보돼 2566가구까지 가능해졌다. 세대수를 유지하면서도 동수를 197개에서 97개로 줄이면서 녹지율을 증가시켜 축구장 3배 크기의 대규모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이 외에도 고객 선호도가 제일 높고 서비스 면적이 극대화된 포베이(4bay) 타입을 최대 370가구 증가시켰으며, 지하주차장 세대 당 1.8대까지 확보했다. 이 밖에 스카이 커뮤니티 9개소를 추가시키는 설계를 선보인다. 이런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남3구역에서도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림산업이 제시한 입찰 제안서에는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보장 △공공임대 0가구 △대안설계 적용 따른 조합원 추가부담금 0원 △천장고 2.65m △주차대수 1만2059대(세대당 1.8대) △후분양제 적용 △전 조합원 프리미엄 세대 우선 배정 등이 담겼다.

‘아크로 한남 카운티’ 조감도. (사진=대림산업)
‘아크로 한남 카운티’ 조감도. (사진=대림산업)

◇ 대림, 제안서에서 임대주택 없애겠다고 공약

다만 최근 정부가 한남3구역 시공사 특별점검에 들어간 가운데 대림산업은 제안서에서 임대주택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임대주택이란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주거공간을 잃은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등 법에서 정한 사항이다. 

결국 재개발 단지는 재건축과 달리 전체 가구 수의 15%를 공공에 넘겨야한다. 한남3구역 역시 전용 39~54㎡ 876가구(15%)가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림은 조합에서 신축한 임대주택을 자회사인 대림AMC에서 매입해 일정기간 경과 후 분양으로 전환해 단지 내 임대주택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공공임대 0가구’ 제안의 경우 법적으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승인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대림은 유튜브 홍보영상에서 도정법의 “조합이 요청하는 경우”라는 말이 있기에 조합에서 요청하지 않는다면 민간에 매각해도 무방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익명의 동종업계 관계자는 “대림이 제안한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서울시와 수많은 회의를 했지만 시 입장은 세입자를 위해 도저히 민간에는 매각할 수 없다고 결론 난 내용이다. 대림도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있을 텐데 왜 이런 제안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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