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상승세 아닌 ‘속 빈 강정’인 까닭
일본 스타트업, 상승세 아닌 ‘속 빈 강정’인 까닭
  • 서은진 기자
  • 승인 2019.11.1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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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상위 20개사, 전년比 22% 성장
-AI 및 핀테크 분야 성장 견인…투자 쏠림 지적
-유니콘 없는 일본의 고민은 현지진행형
-투자부족 및 활기 잃은 생태계 이유로 꼽혀
(사진=핀터레스트)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일본의 경제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몇몇 스타트업들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분야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의 수가 늘지 않는다. 유니콘 기업이 3곳에 불과한 일본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미국의 유니콘은 약 200개로 전 세계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의 유니콘 수도 100개가 넘는다. 영국이나 인도에도 수십 개가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의 유니콘 수는 작년 기준으로 3개에 불과했다. 유니콘이 없는 일본의 고민은 아베 총리의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까지 20개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가 그러하다. 어느새 10개에 근접한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부족한 수치다. 인공지능이나 핀테크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상위 3곳의 유니콘의 자금조달 규모가 상위 20개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액을 합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자금의 쏠림도 심하다. 

니케이가 최근 ‘2019년 넥스트 뉴유니콘조사’에서 기업 가치를 추산한 결과, 상위 20개사 기업가치는 작년보다 22% 증가한 1조 1877엔(약 13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치만 보면 놀라운 성장세다. 특히 인공지능(AI)이나 핀테크 분야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두 분야에 관련된 기업이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다. AI업체인 프리픽스트 네트웍스의 기업가치는 3515억엔(약 3조 7971억원)으로 전년대비 46% 늘어난 1위를 기록했다. 심층학습 기술로 도요타 자동차와 자율운전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JXTG홀딩스와 석유플랜트 자동제어를 연구하는 등 꾸준히 협업을 확장한 것이 평가 상승을 견인했다.

유니콘 갯수가 부족한 일본의 고민. (사진=핀터레스트)

이어 플라스틱 대체소재 TBM은 지난해보다 116% 급증한 1218억엔(약 1조 3157억원), 정보앱 제공업체인 스마트뉴스는 101% 증가한 1128억 엔(약 1조 2185억원) 등이 기업가치 규모 2,3위를 각각 차지했다. 위 3개사의 기업 가치는 모두 5861억엔(약 6조 3314억 원)에 달한다. 나머지 17개사를 합한 투자액의 절반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그리고 기업가치로 우리 돈 1조 원을 넘는 기업들의 수도 아직 이들 3개 사에 불과하다.

회계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클라우드 소프웨어를 제공하는 freee가 4위로 679억 엔(약 7334억 원) 5위 리튬이온전지업체인 에리파워 441억 엔(약 4763억 원), 6위 스마트폰결제 앱인 오리카미가 417억 엔(약 4504억 원) 7위는 자산운용업체 웰스나비 390억 엔(약 4213억 원), 8위 는 재서비스업체 비즈리치 357억 엔(약 3856억 원) 9위는 자동차의자 휠 345억 엔(약 3726억 원) 10위는 투자컨설팅 기업인 피나텍스트 홀딩스로 342억 엔(약 3694억 원)이다.

기업가치 11위에서 20위까지 규모는 약 2000억 원~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유니콘 예비기업이 늘었다”며 “핀테크 기업은 상위 20개중 7개가 진출하는 등 금융서비스의 쇄신에 기대가 크다”고 기대한다. 그럼에도 절대적인 투자금이 부족하다. 니세이 기초 연구소의 나카무라 요스케 연구원은 니케이에 “사실 투자자금 부족 등으로 생태계를 기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니케이 역시 최근 기사를 통해 작년 상장한 프리마켓 앱 ‘메루카리’를 예를 들며 “메루카리 이후 일본의 유니콘은 멸종 수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일본 취업 순풍이 역작용을 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글로벌 은행 웰스파고 도쿄지점에 근무하는 고야나기 노부미치 씨는 한 현지 언론에 “학교를 졸업하면 기업들이 서로 모셔가려고 아우성인데 젊은이들이 미래가 불투명한 스타트업의 가시밭길로 가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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