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항구도시 탕헤르 산업단지 마련
스미토모 등 해외업체들 투자유치 노력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일본의 종합상사 스미토모는 모로코를 포스트브렉시트 시대에 대비한 제조업 대체지로 주목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도 발빠르게 스미토모가 공장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중개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제조업체들의 투자 유치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 日 스미토모 모로코 산업단지 입주 첫 번째 기업 전망

모로코 국영기업인 귤러 메디컬 에이전시(Tanger Medical Agency)는 13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공업부지를 스미토모에게 매각하는 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모로코의 북부 항구 도시인 탕헤르 근처에 위치해 있다. 탕헤르는 스페인과 모로코를 연결하는 지브롤터 해협과 맞닿아 있다. 이 부지는 일종의 ‘산업단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스미토모는 모로코의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 모로코와 2000년 체결된 유럽연합(EU)와의 FTA에 따라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무관세 무역을 고수하고 있다. 이 와중에 브렉시트의 장기화는 그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귤러와 스미토모는 이에 영국 내 제조업자들을 모로코로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유럽 대륙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10%의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영국은 2020년 말까지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여러 모로 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탕헤르에서 해로로 운송된 물품은 EU 내 어디든 1주일 안에 도달 가능하다. 향후 아프리카나 지중해 항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할 조짐이 보인다. 거기다 동유럽에 비해 인건비 측면에서 저렴하다. 연간 약 9백만 개의 컨테이너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탕헤르의 생산단지 (사진=AP)

◇ 모로코 유럽 완성차 회사 관심받아

스미토모의 아프리카 산업단지 입주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스미토모는 베트남, 미얀마, 인도 등 아시아 6개국에서 이러한 산업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 등 4개국에서는 기업들의 입주요청이 활발하다. 스미토모는 또한 단지에 입주한 회사들이 원료를 조달하고 물류를 처리하는 과정을 중개하기도 한다. 반면 스미토모의 일부 자회사들이 지난 2010년 경 모로코에 진출한 사례를 제외하자면, 아시아 및 유럽 각국에서 모로코에 대한 관심은 최근까지 다소 심심한 편이었다. 그러나 모로코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수가 당시보다 3배 증가한 60여 개로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공업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철강사인 미쓰에이는 내년 모로코 공장에서 도어락 부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 자동차 부품사인 카사이 코교도 3개월 후 양산을 위한 공장 개설을 추진 중이다. 10월부터 전기차 스티어링 시스템을 생산한다는 부품사도 줄을 잇는다. 

일본 회사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모로코는 최근 유럽 완성차 회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르노는 탕헤르와 카사블랑카의 공장에서 연간 총 4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Groupe PSA도 지난 6월 케니트라 시의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1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23년까지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인 BYD도 모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항공사 보잉 역시 모로코에서도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모로코의 제조업 수출은 약 1005억 달러(우리 돈 120조 원)으로 2015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모로코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모로코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의 모로코 투자 역시 전년도의 10억 엔(100억 원) 미만에서 2018년에는 178억 엔(1800억 원)까지 급증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와 북미 시장에 수출하는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거기에다 모로코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다. 그러니 해외투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발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FTA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미국과의 FTA는 2006년에 발효되었고, 이외에도 50개 이상의 시장과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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