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와 밀접한 두산건설 ‘지원사격’ 

박정원 두산그룹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국제건설기계전시회인 ‘바우마 차이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국제건설기계전시회인 ‘바우마 차이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자질론이 불붙고 있다. 그룹 전방위 지원에도 건설 계열사인 두산건설이 잇단 ‘악재’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리스크가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 신통치 않은 건설계열사 지원사격

두산은 두산중공업을 통해 전방위 지원사격을 해왔다. 두산중공업은 계열사들이 어려울 때 ‘맏형’ 노릇을 했다. 두산건설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보증을 섰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발행회사가 회사채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오르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어 통상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동시에 2011년 2200억원, 2013년 8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1조4900억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의 지원 여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 5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두산중공업이 계열사 지원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감내하고 있는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건설 RCPS에 대한 조기상환 요청이 많으면 두산중공업의 부담은 더 커진다. 결국 그 리스크는 고스란히 지주사인 두산으로 향한다. 한국신용평가의 정기평가(5월 기준)에 따르면 두산의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됐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재무부담이 강등 이유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지분 33.79%를,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지분 66.39%를 보유 중이다. 이와 관련, 한신평은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BBB+)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하향검토’ 등록을 해제하고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시공사 부실시공으로 인한 누수피해를 호소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아파트 입주민)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시공사 부실시공으로 인한 누수피해를 호소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아파트 입주민)

◇ 그룹 전방위 지원에도 잇단 ‘악재’

그룹 전방위 지원을 받고 있는 두산건설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를 제외한 최근 3년간 두산건설의 실적(연결)은 신통치 않다. 오히려 퍼주기 논란 등을 일으키며 두산그룹 전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현재 이 건설사는 관급공사 입찰자격 제한이 시작되면서 5개월간 공사 수주를 못 받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달 7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관급기관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된다. 

두산건설은 재작년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의 수서고속철도 건설 당시 뇌물을 제공해 공사비를 부당하게 가로챈 전력으로 관급공사 입찰제한 처분을 받은 상태다. 이에 따른 매출  타격도 상당하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철도공단을 통해 올린 매출은 약 1392억원으로 추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부실시공 논란도 불거졌다. 두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고층 아파트가 입주 1년도 안 돼 누수 하자신고가 속출하는 등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이들은 전체 380여 가구 중 200가구가 누수 피해로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빗물이 샌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건은 태풍 ‘타파’로 인한 자연재해에 가깝다. 약속된 보수 기간이 미뤄진 것은 사실이나 이달 중으로 하자보수가 완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창틀 누수로 인한 도배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에 있고, 입주민들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 Is ?]

◇ 두산건설이 그룹 총수인 박정원 회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관련업계에서 파다하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을 두고 박정원 회장을 보좌할 인사이면서 동시에 그룹 내 위상을 바로 세워줄 적임자로 지목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박 회장의 복심’, ‘그룹의 차기 실세’ 등으로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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