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분기마다 베트남 시장 신기록 거듭 경신
- 베트남 시장 성공 기억하며 인도네시아 진출 본격화…25만대 규모 공장 설립 추진
- 신남방정책, 포괄적경제동반자협력 타결 등 한-인니 관계도 ‘맑음’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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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베트남에서 분기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동남아 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1월 ~ 9월) 베트남 누적 판매량이 5만4431대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

◆ 현대차, 전통적 강세 일본 브랜드 누르고 베트남 시장 선방

전년 대비 확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게 된 덕에 현대차그룹은 베트남에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현재 판매 추이는 월간 6000대 수준이어서, 연간 판매량 7만대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강호 일본 도요타도 넘어섰다.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전년 동기 대비 38.6%늘어난 768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동 기간 7334대를 판매한 도요타의 기록보다 앞선 것이었다. 

베트남 시장은 현대차그룹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꼽혔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현지 투자도 지속해서 이어오면서 공급 확대를 준비해왔다. 올해 1월에는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생산합작 법인(CKD)을 설립하면서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2공장 증설을 계획 중이며 생산 능력을 10만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1월 김승진 현대자동차 사업관리본부장과 응우엔 뚜안 아잉(Nguyen Tuan Anh) 탄콩그룹 회장이 판매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올해 1월 김승진 현대자동차 사업관리본부장과 응우엔 뚜안 아잉(Nguyen Tuan Anh) 탄콩그룹 회장이 판매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베트남 현지에서 완성차 양산 능력을 갖춘 덕에 ‘메이드 인 베트남’ 모델의 본격적인 출격도 가능해졌다. 올해 초부터 베트남 완전 생산이 가능해진 신형 싼타페 모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싼타페는 계약 후 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인기 차종”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싼타페의 3분기 누적 판매량은 6041대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해외 전략 모델인 i10과 엑센트는 각각 1만4292대, 1만389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동남아 시장에서의 소형차의 강세를 증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의 동남아 상위 판매국 규모를 보면 베트남(5만대), 필리핀(1만2000여대), 싱가폴(6000여대) 수준”이라며 “ 현지에 특화된 맞춤형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 판매를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배경으로 추가적인 동남아 지역 자동차 시장 진입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CKD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글로벌 생산 최적화 전략을 지속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베트남에서 현대차그룹이 맞이했던 상황과 같이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기업이 절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브랜드와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확인한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인 시장 진출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뉴욕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그룹)
지난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뉴욕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동남아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우리가 시장에 잘 안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성공일 것”이라며 “일본 메이커만 있는 독특한 시장이지만, 전략을 잘 짜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새로이 바라보는 인도네시아 시장, 전망도 밝다

동남아 지역에서 새로운 시장 확보에 주력 중인 현대차그룹이 특히 집중하고 있는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 7천만명에 달하며, 국내총생산 기준 경제 규모는 아세안 회원국 전체의 40% 수준이어서 굉장히 주요한 동남아 시장으로 손꼽힌다.

물론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역시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상위 10개 자동차 브랜드가 모두 일본 브랜드인 등 타 완성차 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 사이에 지속적인 교류와 연결지점이 생기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태권역본부 산하에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추진을 위한 담당 조직 HMMI를 신설하며 인도네시아 지역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준비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쪽 50㎞ 찌까랑 델타마스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공장 설립 계획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공장 구축에 즉각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투자로 20~30여개 부품업체의 동반 진출을 함께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면서 관련업계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른 인도네시아 집중 외교 등으로 한-인도네시아 간의 최근 정세가 현대차그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6일,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면서 완성차 및 부품에 붙는 15%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다. 현지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 겨룰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오른쪽)과 지난 7월 25일(현지 시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면담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오른쪽)과 지난 7월 25일(현지 시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면담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7월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는 가장 진취적인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왔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적극 투자에 나서 꼭 성공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에 이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본격화를 눈앞에 둔 현대자동차가 동남아 지역의 새로운 시장 활로 개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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