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 모회사 LVMH, 티파니에 145억 달러 인수제안
- 티파니 매출 감소 현황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성장 가능성有
- 주가 저평가에 티파니 거절 예상

티파니의 인기 광고모델 엘르 페닝 (사진=티파니)
티파니 모델 엘르 페닝 (사진=티파니)

[데일리비즈온 이우진 기자] 프랑스 명품회사 모엣헤네시·루이비통(LVMH)그룹이 미국 보석회사 티파니에 145억 달러(16조9447억 원)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26일(현지시간) LVMH가 이달 초 티파니에 인수를 제안했음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LVMH와 티파니 모두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티파니 인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LVMH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LVMH는 지난 2011년 이탈리아의 보석회사 불가리를 52억 달러에 인수한 후 사업적 성공을 거둬 2017년에 크리스챤 디올을 130억 달러에 인수했고, 작년에는 벨몬드 호텔 체인을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LVMH는 불가리를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석 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 열세라고 평가되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번 티파니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LVMH는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등 고급 패션 브랜드와 태그 호이어라는 고급 시계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생 로랑과 구찌를 보유한 케링 그룹과 까르띠에를 보유하고 있는 리치몬드 그룹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LVMH의 티파니 인수 제안은 티파니가 여러 가지 악재를 겪는 와중에 이루어졌다. 미국 관광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관광객들의 구매가 줄어들고,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외국 소비자들에게 티파니 제품 가격이 더 비싸졌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사치품 구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사치품 지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가 사치품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또한 매출감소의 원인이다. 티파니의 매출 가운데 4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홍콩에서 시위가 지속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던 티파니는 미·중 무역전쟁과 달러화 강세, 홍콩 시위 등의 여파로 경영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 확대를 노리던 LVMH가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 등 아시아 다음으로 LVMH의 매출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LVMH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생산 공장을 세워 북미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을 뒀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 17일 열린 완공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참석했다.

보석시장의 성장 전망 또한 LVMH가 티파니 인수를 결정하는데 타당성을 더했다.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에 따르면 보석은 작년 개인 고급 상품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작년에 개인 용품의 전체 시장은 6% 성장하여 2억 88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신발과 보석 카테고리는 2018년에 비해 각각 7% 씩 성장했다. 

코웬앤코(Cowen & Co.)의 명품 분석가 올리버 첸은 “티파니는 복제하기 어려운 많은 특성이 있어 경쟁 우위를 가진다”며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연마 설비와 다이아몬드 광산과의 오랜 관계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 신부에게 갖는 전문적 이미지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주목된다”고 티파니가 보석시장에서 갖는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티파니가 LVMH의 인수 제안을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VMH는 티파니 측에 주당 120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티파니는 인수가가 저평가 됐다고 생각해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지적했다. 티파니 주가는 올해 약 22% 올라 시가총액이 현재 약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지난해 7월 139.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바 있다. 지난 25일 티파니 주가는 주당 99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나, 인수설이 알려진 직후 월요일 거래에서 약 30% 상승한 127.37달러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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