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헬기 MD500, 무인기 KUS-FT, 중고도 무인기 KUS-FS 등 국산 무인 항공기 빛나
- 한국 지형 등 특성에 맞춘 전략 무기 개발로 방위 산업 국산화 효율성 높인다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국산 무인 헬기 MD500 (사진=임기현 기자)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국산 무인 헬기 MD500. (사진=임기현 기자)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동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2019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이하 ADEX)’에서는 지금도 세계의 영공을 책임지는 현역 전략 무기들은 물론, 미래 방위 전략의 핵심 무기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미래 방위 산업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무인기’ 열전이 빛났다.

◆ 우리나라도 탑승하는 세계적 트렌드, 헬기 무인화 기술

대한민국에서 자체 개발하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무인 헬기부터 초도비행을 몇차례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완성형 전략 무기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소형 무인기까지 2019 ADEX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방위산업의 무인화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유인 헬기의 무인화 기술은 방위 산업에서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기술 발전 양상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른데다 그 활용도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ADEX에서 군 관계자들과 세계 방위 산업 관계자들에게 선보여진 우리나라의 무인 헬기 기술은 이러한 방위 산업 트렌드에 한 발 다가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무인 헬기 기술이 좋은 ‘첫 발걸음’을 땠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다목적 전술 무인항공기 KUS-FT (사진=임기현 기자)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다목적 전술 무인항공기 KUS-FT. (사진=임기현 기자)

우리나라 무인 헬기의 선두주자는 대한항공이다. 지난 7월 말,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 중인 500MD 무인 헬기의 초도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개발 중인 500MD 무인헬기는 기존 500MD 유인헬기를 무인화 한 것으로, 외형만 놓고 봤을 때는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 안에 탑재된 최신 기술은 헬기의 활용 양상을 완전히 새로 개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500MD 무인 헬기는 유상하중 440㎏이며 6시간 동안 체공이 가능하다. 비행 제어 컴퓨터, 전술급 통합항법장치, 전기-기계식 로터 작동기 등 다양한 첨단 비행조종시스템이 탑재됐다. 향후 임무 장비가 탑재됨에 따라 무인 헬기의 활용도는 주야 정찰감시임무까지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500MD 무인 헬기 개발의 역사는 2013년에 시작됐다. 당시 대한항공은 보잉과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선도적인 무인 시스템 기술에 보잉의 무인 헬기 노하우를 접목해 본격적인 무인 헬기 개발에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개발 보완 등을 통해 운용고도 및 비행 영역 등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종구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장은 “이번 헬기 무인화 기술 입증에 따라 UH-1H, UH-60 등 헬기뿐 아니라 고정익 전투기도 무인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무인헬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의 국산 중고도 무인기 KUS-FS (사진=임기현 기자)
최초의 국산 중고도 무인기 KUS-FS. (사진=임기현 기자)

◆ 소형 무인기부터 차세대 고성능 중고도 무인기까지, 국산 항공기 관심 급증

2019 ADEX에서는 무인 헬기 외에도 고정익 무인 항공기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KUS-FT 역시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다목적 전술 무인항공기이다. 급강하, 단거리 착륙, 야간 자동이착륙, 비상시 낙하산 창륙 등이 가능하며 24시간 이상 연속 임무 수행이 가능한 고성능 무인기다. KUS-FT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작전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됐다. 좁은 공간에서도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급강하 및 단거리 착륙 기능이 집중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KUS-FT는 대한항공 및 국내 관련 협력 업체들이 계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투자 및 개발에 참여했고, 이에 따라 현재 KUS-FT의 생산 과정에서 국산화율은 95%에 달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체 기술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개발한 것에 대해서 중앙아시아 및 남미의 다수 국가들이 관심을 표해 해당 기종에 대한 수출이 협의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소형 무인기는 물론 보다 복합적인 전략 수행 능력을 지닌 중고도 무인기의 국산화도 상당 부분 진전됐다. KUS-FS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사업 주관 하에 대한항공 및 LIG 넥스원 등의 주도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중고도 무인기다. 중고도 무인기는 고도 10~13㎞ 상공에서 24시간 이상 체공하며 100㎞ 떨어진 곳까지 각종 장비로 정찰 및 감시할 수 있는 고성능 정찰기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활약했던 ‘리퍼’라는 이름의 미군의 중고도 무인기 MQ-9와 비슷한 크기와 성능을 가졌다. KUS-FS는 이번 ADEX에서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최초로 공개됐다.

KUS-FS의 개발 역시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지난 2011년 시제기가 만들어진 후,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군의 수락시험만을 남겨둔 상태다. 시험 비행 과정에서는 서해상에서 비행 중인 무인기가 130여 ㎞ 떨어진 잠실 서울운동장의 좌석을 정확하게 식별해 군 관계자들의 놀라움을 샀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X 목업 (사진=임기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X 목업. (사진=임기현 기자)

특히 KUS-FS의 수입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6월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우리나라를 찾아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시찰하며 중고도 무인기의 현장 시연을 살핀 바 있다. KUS-FS의 우수한 성능에 큰 감명을 받은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그 자리에서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알려졌다.

2019 ADEX에서는 국산 무인 헬기 및 무인기 외에도 ‘국산 전투기’ KF-X의 실물 모형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추진 중인 KF-X 개발 사업은 올해 구체적인 설계를 마치고 2021년경부터 지상 테스트를 시작, 2020년대 중반에 실제 운용에 돌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산 무인헬기부터 전략 무인기, 국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2019 ADEX에서는 방위산업의 무인화·국산화가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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