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재집권에 성공한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BBC)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지난 21일 실시된 제43대 캐나다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자유당이 승리함에 따라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뤼도 총리는 재집권으로 한 숨 돌릴 수 있었으나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다는 점에 마음을 온전히 놓치 못하고 있다. 라이벌 보수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과의 협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자유당은 이날 전국 338개 하원 선거구에서 소선거구제로 치른 투표 결과 총 157석을 얻어 121석에 그친 보수당의 추격을 뿌리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기존 177석에서 20석을 내주면서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다. 소수 정부를 이끌게 된 트뤼도 총리는 각종 정책 과제에서 도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당은 또한 전국 득표율에서도 보수당의 34.4%에 뒤지는 33.1%를 기록, 국정 동력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보수당 역시 자유당의 재집권 저지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선거보다 26석을 늘리며 몸집을 불렸다. 자유당 정부 견제를 위한 제1야당의 지위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당에 이어 퀘벡에 기반을 둔 블록퀘벡당이 32석,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NDP)이 24석을 각각 얻었다. 녹색당은 3석을 획득해 1석을 추가했다.

이번 총선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 ‘경제’, ‘기후변화’, ‘헬스케어’ 등을 중요한 이슈로 꼽았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슈를 강조한 자유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대해 김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헬스케어는 선거에서 항상 주목받아온 이슈였으나, 기후변화가 선거의 중심 이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블록퀘벡당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15년 총선(10석)보다 22석 더 많은 32석을 확보함에 따라 제2야당으로 급부상했다. 부상블록퀘벡당의 예상외 선전은 2019년 캐나다 총선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변수(twists)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유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데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뤼도 총리와 그의 부인. (사진=연합뉴스)

퀘벡주 78개 선거구 가운데 자유당(35개)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지만 블록퀘벡당의 예상외 선전으로 자유당의 퀘벡주 의석은 기존보다 5석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이브스 프랑수아 블랑켓 블록퀘벡당 대표는 “퀘벡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개별 사안에 대해 자유당과 협력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종혁 전문연구원은 “연방총선에서 집권 자유당이 승리함에 따라, 지금까지 트뤼도 총리가 추진해오던 경제정책, 조세제도, 헬스케어, 이민정책, 에너지정책 등이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미중 통상분쟁,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은 향후 트뤼도 총리의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한편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자유당은 국정운영의 안정을 위하여 급진 진보 성향 신민당(NDP)과의 연정을 통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민당은 경제부문에 있어 정부의 역할 강조, 헬스케어 개혁 추진, 기후변화 대응, 중산층 감세 및 부유층 증세 등의 정책에서 자유당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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